[손경년의 늘찬문화]틀림없이 다가올 노년에 대하여

손경년

발행일 2018-01-0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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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세계인구가 50억 명을 돌파한 1987년 7월11일, UN은 이날을 '세계인구의 날'로 선포했다. UN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2000년대 초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7년 8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발표기준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25만7천288명으로 전체인구 5천175만3천820명의 14.02%가 됨에 따라 공식적으로 고령사회가 된 것이다. 통계청은 이런 추세라면 2025년 이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고, 2029년부터는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자연인구감소의 시작, 2031년에 이르면 거의 모든 시도의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고령화와 함께 저출산의 문제도 나타나는데 이러한 현상이 야기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인구지진'(agequake)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예를 들어 학령인구(6~21세)의 감소,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의 재정추계 수정, 노인 빈곤율과 범죄율 상승, 고독사 등의 사회적 문제 증가,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GDP 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경제 불황,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현상 가속화 등의 문제를 발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모두들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여기서 우리는 고령사회 속의 노년을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생이란 드라마의 다른 막들을 훌륭하게 구상했던 자연이 서투른 작가처럼 마지막 막을 소홀히 했으리라고는 믿기 어렵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어떤 종결이 있어야만 했고 그것은 마치 나무의 열매와 대지의 곡식이 제대로 익은 뒤에 꼭지가 떨어지려고 하는 것과도 같은 것이라네'라고 한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의 말을 새겨듣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늘어나는 노년인구 때문에 연금은 고갈되고 노인부양에 따른 재정부담을 청년세대가 져야 한다는 우려는 한편으로는 맞고 다른 한편으로는 맞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의 숙명인 생로병사의 과정 속에서 공동체의 존속은 유형의 생산과 더불어 무형의 가치도 반드시 요구하기 때문이다.

달리 생각하면 노년기의 인생은 경쟁 속에서 정신없이 달려온 자신을 차분히 바라보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 예컨대 자기계발에 관심을 가지고 문화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는 중년이상 세대의 문화소비층을 위한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 경력단절 고학력 전문여성인력을 활용한 문화매개·기획자 양성, 은퇴 후를 위한 고령친화 여가시장, 외로움과 고독해소에 기여하는 문화산업, 여행·레저산업, 스포츠산업, 운동 및 건강관리 프로그램, 지식 및 인문교양프로그램, 노래 및 오락프로그램 등 생활문화권 단위에서 제공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제공은 생물학적 나이와 관계없이 더욱 활동적이고 풍요로운 노년기를 보낼 수 있는 '성공적인 노화'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젊은 세대와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노인의 사회문제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본다.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는 "쥐가 아직도 주위에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배가 가라앉고 있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문제'라고 말할 수 있을 때는 '할 일'도 있다는 뜻이다.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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