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정상 간 통화

오동환

발행일 2018-01-0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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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저께 전용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서 기자회견, "김정은 위원장과 통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작년 5월 1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선 "상황이 적절하면 김정은을 만날 뜻도 있다"고 말했다. 그 전 날 CBS 인터뷰에선 또 김정은을 '꽤 영리한 녀석'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전화 통화 또는 만나지 않은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만약 30~40분 마라톤 통화 중 '이 답답한 땅딸보 로켓 맨!' '미친 늙다리!' 했다간 전쟁 직행 아닐까. 김정은이 지난 1일 조선중앙TV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에 있다. 핵 단추가 내 책상 위에 있다'고 위협한 것도 전화 통화나 직접 만났다면 가능했겠나. 그런 김정은의 공갈에 미 백악관 샌더스 보도관이 즉각 "그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럽다"고 한 것 역시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가능한 대꾸일 게다.

정상 간 통화도 왜곡 또는 분식, 편집해 듣기 좋게 전달하기 쉽다. 외국어의 미묘한 뜻과 뉘앙스, 반어(反語)를 잘못 이해해 엉뚱한 의미로 받아들이기 십상인 점도 있고 일부러 그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내일의 남북 대화 재개도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0% 지지한다'고 했지만 워싱턴 정가 반응은 싸늘하고 헤일리 유엔대사는 김정은의 신년사 이튿날 "북한 핵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일·중 간 평가도 엇갈렸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경상) 발언인(대변인)은 지난 4일 늘 찌푸리던 표정과는 달리 만면의 미소로 "북남쌍방의 화해 움직임을 환영한다(朝·韓雙方 推動和解合作歡迎)"고 반겼다. 하지만 6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미(日米) 시선은 싸늘하다(히야야카)'고 보도했고 요미우리는 '남북조선 회담으로 대북 국제압력은 느슨해지나'라는 사설을 실었다.

어쨌든 2년만의 남북 대화는 다행이고 더욱 신기한 건 북한 조평통 웹 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 호칭을 처음 사용했다는 그 점이다. 7개월 내내 '남조선 당국자'로 부르다가…. 남북 대화도 좋고 평창올림픽 성공도 국가대사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북핵 폐기고 굳건한 한·미 동맹 아닌가. 안 그런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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