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한국경제 3만달러 시대가 되면 국민은 행복할까?

이재은

발행일 2018-01-1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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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부정부패 척결이든 무관
투기꾼보다 생산적 노동자가,
정경유착 보다 혁신으로 경쟁하는
기업가가 잘사는 사회 이끌어
시장경쟁에서 탈락한 누구라도
죽음 걱정없는 사회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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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2018년 한국경제는 3만 달러 시대를 맞이할 것 같다. 물적 생산의 확대보다는 환율변동에 의해 실현될 가능성이 더 크지만. 그동안 보수논객들은 강성 노조와 진보적 복지국가론자들 때문에 3만 달러 문턱을 넘지 못한다고 푸념해왔지만 3만 달러시대는 다가왔다.

그들 말대로 해고를 더 쉽게 해서 더 많은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고, 최저임금수준이나 대기업노동자의 임금인상을 억제했으면 3만 달러시대가 더 빨리 왔을까? 부자와 대기업을 위해 소득·법인세 세율을 낮추고, 상속증여세를 폐지하여 재벌의 세습을 쉽게 만들어줬으면 더 빨리 왔을까? 보수정권 10년의 성과가 답이다.

반면 재벌의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만들어 중소하청기업과의 불공정 거래관계를 시정하고, 노사협력으로 일자리를 나누고 임금격차를 완화하고, 최저임금수준을 적정하게 유지하여 저소득층의 삶을 안정시키고, 소득·재산과세를 강화해서 부와 소득의 양극화를 막고, 상속증여세를 강화하여 부의 대물림을 막고, 재벌지배체제의 부패고리를 청산하여 투기적 축적구조를 생산적 축적구조로 더 빨리 전환했으면 어땠을까?

답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발전해온 선진국들의 역사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선진국들은 공통적으로 시장경제의 독과점구조와 불공정경쟁행위를 엄격히 규제하고, 정경유착의 부패를 엄단하며, 사회안전망 확충과 사회경제적 형평성을 제고하여 사회통합을 실현할 때 위기에서 벗어났다.

수많은 세계경제위기 속에서도 경제발전을 실현해온 북유럽국가들을 보면 국회의원도 관료도 특권이 없다. 시장에서의 소득분배는 대단히 불공평하지만 조세와 복지지출이 개입하면 형평성도 개선되고, 모든 국민의 삶이 보장된다. 노사협력으로 고용은 안정적이고 일자리 나누기도 순조롭다. 혹자는 스페인과 그리스 이태리를 예로 들어 복지확대가 경제몰락을 가져온다고 우려하지만, 이들 국가는 부정부패와 부조리가 만연해서 그렇게 되었지 복지확대가 주요인이 아니다.

자본주의사회는 경제주체의 자유로운 선택을 바탕으로 공정한 시장경쟁을 거쳐 승자가 그 성과를 전유하는 이른바 승자독식경제이다. 그런데 자유시장경제에서 승자독식이 지속되면 독과점이 형성되고 경쟁 그 자체를 배제하게 된다. 부와 소득이 집중되면 사회적 균열을 가져와 가족과 공동체가 해체된다. 가족과 공동체가 해체되면 자본가든 노동자든 시장경쟁에서 탈락할 때 안전판이 사라진다. 특히 임금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으면 범죄와 죽음 외에 선택지가 없다. 한국사회가 종합자살률, 노인과 청년자살률 모두 OECD국가 중에서 1위를 기록하는 근원이 여기에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적폐청산이 진행되고 있다. 보수논객들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피로감을 이야기한다. 보수정권이 유보했던 최저임금을 올리자 경제침체를 걱정한다. 재벌지배체제의 성과는 과장하고 그 폐해와 부패고리에는 침묵했던 이들이 노조조직률 10% 사회에서 일부 대기업노조의 임금투쟁을 빌미로 모든 노동자의 열악한 지위를 외면하고 복지요구를 비난한다.

40대에 퇴직을 염려하는 정규직, 내일이 불안한 비정규직, 취업 못해 방황하는 청년, 조기퇴직으로 영세자영업에 뛰어든 중년, 가족의 해체로 부양받지 못하는 노인, 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진정한 3만 달러시대가 될 수 있다. 아직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개혁은 시작도 못했다.

적폐청산이든 부정부패 척결이든 명분은 상관없다. 투기꾼보다 생산적 노동자가, 정경유착 기업가보다 혁신으로 경쟁하는 기업가가 잘사는 사회, 시장경쟁에서 탈락한 누구라도 죽음을 걱정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선거에 매몰되어 사회경제개혁을 팽개치고 있는 국회는 각성해야 한다. 침묵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외면하는 정치와 행정은 또 다른 촛불을 밝힐 것이다. 2018년은 국민이 행복한 선진경제로 도약하는 원년이어야한다.

/이재은 수원시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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