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개헌 핵심은 대통령 권한 분산이다

최창렬

발행일 2018-01-1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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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구조 개편, 대통령제 같이 '4년중임' 하되
내각제적 요소 없애고 권한 나누면 野도 동의
정치적 접근보다 국민여론·실현 가능성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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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렬 객원논설위원·용인대 교육대학원장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와의 동시실시가 여야의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개헌 특위가 6개월 연장됐지만 그동안 특위의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미루어볼 때 기대 걸 일은 아닌 듯하다. 게다가 여야간에 권력구조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합의 가능성은 낮다. 권력구조 합의가 안 되면 기본권 확대와 지방분권 강화를 담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헌의 요체는 현행 대통령제의 개편이다. 87체제 이후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인식이 개헌의 당위성의 논거다. 권력구조 측면에서 여야의 합의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긴 하지만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실질적인 대통령 권한 분산을 헌법에 담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군사정권의 퇴장 이후 1987년 만들어진 현행 대통령제는 제3공화국의 강한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면서 권력분립과 상호견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현행 권력구조는 순수 대통령제에 비하여 여전히 제도 및 운영에서 권력분립의 정도가 낮고 대통령에로의 권력집중이 강하다. 이는 국회와 대통령의 마찰이 일상화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여야의 적대적 대립은 국회와 대통령의 갈등과 중첩적으로 작용하며 반목의 정치를 일상화한다.

현행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인 국무총리 제도,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 국무위원의 의원직 겸직 허용 등의 제도는 국회의 영향력 증대 보다는 대통령 권력 강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엄격한 권력분립을 기본정신으로 하는 대통령제에서 의회와 내각의 융합을 기본으로 하는 내각제 제도의 원용은 대통령 권력의 강화 요인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중앙집중적이고 강한 기율을 바탕으로 하는 정당제도와 맞물리면서 국회에서는 대통령 정당 대 반대당의 대립구도가 고질화되고 있다.

결국 내각제적 요소는 대통령이 입법부의 정치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대통령의 권력집중을 강화시킴으로써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서의 위상보다 삼권위에 군림하는 양상을 띠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대통령의 임기와 국회의원 선거 주기의 불일치로 분점정부, 즉 여소야대 가능성의 증대는 국회의 행정부 견제 강화보다는 대통령과 국회의 상시적인 마찰로 국정 운영의 교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여야 합의가 어려운 권력구조 변경은 차후에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권력구조에 대한 공감을 넓혀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국민 여론은 여전히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가 높다. 대통령제를 유지하려면 실질적인 권력분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개헌이 필요하다. 핀란드와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헌법에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성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야당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고 있다. 국회가 합의하는 국회 선출 총리와 국민 직선의 대통령이 권력을 분산하는 이원집정부제는 국민의 국회에 대한 신뢰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또한 이원집정부제는 그동안 대통령-국회 간의 정치적 쟁투로 점철된 한국적 현실에서 대통령-총리의 선출된 권력의 이원적 정통성(dual legitimacy)의 대립이라는 위험요소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성공한 이원집정부제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들은 내각제 및 내각제와 유사한 형태의 권력구조를 장기간 운용한 경험이 있는 정치체제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권력구조 개편의 방향은 순수 대통령제와 같이 4년 중임으로 하되 내각제적 요소의 제거와 함께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면 야당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도 없을 것이다. 정치이론적인 접근보다 국민여론과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둔 개헌 논의가 절실하다.

/최창렬 객원논설위원·용인대 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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