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평택의 자랑스러운 대표 문인 '박석수'를 아시나요?

손창완

발행일 2018-01-25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손창완
손창완 시인·박석수기념사업회 홍보국장
지방 여행 중 그곳 문인을 추모하는 문학관이 있으면 들러서 유심히 살펴본다. 우리 지역에는 문인도 많은데 왜 문학관은 하나도 없을까? 지역 문인들의 사랑방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이웃 안성시는 조병화문학관이, 화성시에 가면 홍사용문학관이 있다. 수원시는 고은 시인, 화천군은 이외수 작가를 모시고 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광명시는 기형도문학관을 개관했고, 부천시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문학도시가 됐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왠지 모르게 지역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기분이다. 우리 평택도 해낼 수 있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는 문인 박석수가 있지 않은가?

박석수 문인은 1949년 송탄면 지산리 805번지에서 태어나 1971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술래의 잠'으로 당선됐으며 시집 '술래의 노래' 발간, 월간문학 신인상 소설 당선, 시집 '방화' '쑥고개' 발간 등 시와 소설을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펼쳤다. 특히 1993년 발간한 장편소설 '쑥고개'는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의 모순구조를 거듭 깨버리려는 박석수 문학의 본질'을 보여줬다. 이후 1996년 9월 12일 지병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투병 중 애석하게 4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몇 년 전 필자는 박석수 문인에 대해 접할 기회가 있었다. 단순하게 시대적 저항시인, 외톨박이 시인으로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박석수 문인의 시는 우리 평택 지역의 애환을 가슴 깊숙이 파고들고 있었다. 그래서 4년 동안 '송사모 지역 테마기행 문화축제' 행사를 치르며 박석수 문인의 작품을 낭송하고 시화전을 펼쳤다.

지난해 3월 한도숙·우대식 시인이 15년 전부터 박석수 문인에 대해 재조명해왔는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가운데 4월 14일 평택 신장동에 있는 송사모 사무실에서 발기인 15명이 '박석수기념사업준비위원회'라는 이름 아래 뭉치게 됐다.

필자는 사무국장을 맡으며 기념사업회 결성을 준비한 결과 지역의 문학을 사랑하는 발기인 117명과 함께 9월 16일 평택시북부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쑥고개는 살아 있다'를 주제로 '박석수기념사업회'를 창립할 수 있었다. 얄팍한 주머니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200만원, 100만원, 30만원씩 주머니를 털어놓은 발기인들이 있어 창립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지난 11월 25일에는 박석수기념사업회 임원진들과 함께 박석수 문인의 묘 이장을 앞두고 참배와 답사를 겸해 천주교 용인공원묘원을 방문했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도착한 문인의 묘소 앞 비석에는 20년 이용 기간이 지나 무연고 묘지를 정리하겠다는 묘원관리사무소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묘비가 없었더라면 그 형태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앞으로 박석수기념사업회는 문인 재조명을 위해 우선적으로 생가와 평택지역에 문학비를 세울 계획이다. 그리고 박석수의 삶과 문학에 대한 연구, 조사, 기록, 자료수집, 출판, 보존, 전시 등의 사업과 박석수 문학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한 세미나, 백일장, 문학학교 등의 사업, 박석수기념관 건립, 박석수 생가 복원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매년 문인의 기일인 9월 12일부터 생일인 9월 14일까지는 '박석수문학예술제'를 기획해 정례화할 계획이다.

박석수 문인은 평택의 정신문화로 의미가 크다. 그는 1960~70년대에 기지촌이 발달했던 지역 특수성을 작품을 통해 안타까워하며 민족의식과 향토 애향심을 드러냈다. 우리는 지금 미군문화에 동화될 것이 아니라 박석수 문인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향토문화를 보존해 미군에게 전파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매스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대표 단어는 4차산업혁명이다. 다시 말하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로봇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융합 및 연결돼 나타나는 혁신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4차 산업혁명 개발자는 결국 인간이란 점이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기술 등은 인문학적 사유에 바탕을 둔 창의적 인재가 개발한 것이지만,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선진국은 인문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창의력과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 사회도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함께 인문학적 자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즉, 인문학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서 이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손창완 시인·박석수기념사업회 홍보국장

손창완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