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익의 스타트업]경쟁과 가치

주종익

발행일 2018-02-0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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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인생을 살면서 세금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경영학자들이 경쟁에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고 경쟁전략을 대학에서 가르친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경쟁전략의 최고 권위자이다.

전략경영학(Strategic management)이 주류를 이루던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쟁전략은 전략경영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경쟁우위에 있던 많은 대 기업들이 몰락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쟁전략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벌어졌다.

GE, GM, KODAK, SONY, NOKIA 등등의 몰락내지는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APPLE, GOOGLE, AMAZON, FACEBOOK, NETFLIX와 같은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그 원인을 분석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시작되었다. 무엇이 1등을 무너트리는 것일까?

하버드대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서 이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과 존속적 혁신(Sustainable Innovation)으로 설명하려 했다.

안이하게 현재의 연장선상에서 다른 기업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된다는 느슨한 혁신에만 몰두한 기업은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한 파괴적인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 때문에 몰락한다는 것이다.

PayPal 사단의 대부로 꼽히는 피터 틸은 'Zero to one'이란 책에서 아예 경쟁하지 마라 그냥 독점하라(Monopoly) 즉 100% 다 먹는 시장에서 사업할 것을 주장했다. Zero 는 경쟁이 없는 것을 뜻하고 One은 나 혼자 독식한다는 뜻이다.

최근에 블루오션 이론으로 유명한 한국 출신의 김위찬 교수는 블루오션 시프트에서 경쟁하지 말고 전략의 본질인 가치창조에 몰두할 것을 주장했다.

경쟁을 좇지 말고 가치를 좇아라. 대단히 어려운 말이다. 개념 자체도 어렵지만 단지 몇 마디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더 어렵다.

그래도 거칠게 그리고 쉽게 말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마라톤경기를 생각하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노리는 목표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1등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마라톤 신기록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때 1등을 목표로 하는 것은 경쟁이고 마라톤 신기록을 목표로 하는 것은 가치에 목표를 두는 것이다.

1등은 기록에 관계없이 그 당시 경쟁자들 중에 가장 잘 뛰면 된다. 그래서 기록은 형편 없어도 1등은 할 수 있다. 경쟁자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요령 있게 달리면 1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하기 그지없다. 가치 즉 기록을 목표로 연습을 하고 실력을 길러온 사람이 나타나는 순간 그 사람에게 1등을 빼앗기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남보다 조금만 더 잘해서 오랫동안 1등을 유지한 기업은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기술, 새로운 경쟁 전략으로 파괴적 혁신에 도전한 기업이 나타나는 순간 대 기업도 몰락하게 된다.

사느냐 죽느냐가 최대 관심사인 스타트업에게는 1등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인데 무슨 경쟁보다 가치에 도전하라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 될는지 모르지만 내일의 큰 꿈을 실현하고 싶은 파운더(Founder)는 왜 경쟁하는지 가치 창조가 무엇인지 그것이 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나에게 부여된 스타트업의 미션이 무엇인지 정도는 생각해보는 사람이 인류에 공헌한다는 점을 꼭 유념하면 좋겠다.

/주종익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멘토·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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