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식 칼럼]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이남식

발행일 2018-02-06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비트코인 투기로 피해 발생
안정적 가치교환·고른 이익분배
가능한 가상화폐만 살아남을 것
블록체인·코인 기술 활용
공유경제시스템 구축 등 '기회'
'선한 목적' 사용토록 감독·격려


2018020401000218100009051
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국제미래학회 회장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가 발생되고 있다. 물론 투자자 중에는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을 이해하고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투자한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 이를 통해 횡재했다는 소문에 편승해 묻지마 투자가 결국은 투기를 낳게 된 것이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2009년 뉴욕발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기존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말미암아 분산화된 거래원장을 통해 금융기관이 없이도 개인 간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로 암호화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등장하게 됐다. 그 후에 거래원장(ledger)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약 기능(smart contract)을 덧붙인 이더리움이란 가상화폐 등 현재 1천400여종의 가상화폐가 코인공개(ICO)란 과정을 통해 자금을 모집하고 거래소에 등록 돼 전 세계적으로는 약 4천5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나타내고 있다.

원래 화폐란 가치교환의 수단으로 사용돼야 하는데 현재 비트코인이나 몇몇 화폐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거래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코인 그 자체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화폐를 공급하는 방법으로 채굴(minig)이라 해 컴퓨터로 거래원장을 분산시키는 노력의 대가로 코인을 보상해 주다 보니 코인은 제한 돼 있고 가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며 거래소에서는 단순히 전자지갑 속의 코인을 다른 사람의 전자지갑으로 이전하거나 현금과 교환해주며 수수료를 받다 보니 이 과정에서 보안이 완벽하지 못한 틈을 타고 다양한 해킹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 당국에서도 여러 가지 규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투기로 인한 차액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남는 가상화폐가 되려면 적어도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가치교환이 이뤄지는 동시에 이를 사용하면서 얻어지는 이익이 고르게 모든 사용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가상화폐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비트코인의 미래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왜냐 하면 하나의 거래를 확인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면 실질적으로 해외송금 등에는 유용하나 줄을 길게 서는 마트에서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인터넷 초기와 비슷하다.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 웹브라우저나 이메일이 킬러 앱이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포털이 등장하고 서치엔진 업체가 그 중심에 있게 됐으며 결국은 광고가 주된 수입원인 생태계가 형성됐다. 앞으로 코인의 발행은 보편화 될 것이며 코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코인을 기반으로 수많은 가치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코인플랫폼을 우리나라에서도 개발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사례가 있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블록체인 기술과 코인을 통해 미래는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시나리오를 소개한다. 지금 사회적 문제 중의 하나가 실업이다. 요사이 최저임금과 정규직화 문제로 좋은 일자리는 더욱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4대 보험에서 제외 돼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블록체인과 코인으로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돌 지망생으로 수년간 수업한 청년의 경우 아이돌로 데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수천분의 일이나 상당한 수준의 재능을 가진 청년은 상당히 많다. 이들의 재능을 원하는 다수의 파티나 결혼식, 다양한 행사가 있을 수 있으나 개인으로서는 이러한 기회를 알지 못하므로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블록체인과 코인기반의 구인구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코인을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이런 인센티브의 일정 부분을 4대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하면 프리랜서도 일한 만큼 정규직 못지않게 보상을 축적할 수 있는 체제를 보험사 없이 구축할 수 있다.

이런 공유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기술이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부동산 거래에서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부동산을 유동화시켜 거래를 쉽고 안전하게 하는 동시에 거래수수료도 대폭 낮추는 시스템이 소개됐다. 따라서 줄기세포 사건과 마찬가지로 기술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평가 없이 여론에 따른 정책적 규제는 오히려 큰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모든 기술에는 칼날과 같이 양면이 있다. 선한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감독하고 격려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국제미래학회 회장

이남식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