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에게 듣다]"적십자 주인인 국민 신뢰 회복해 기부한파 이겨낼 것"

신선미 기자

발행일 2018-02-06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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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해 현장 구호 활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제공

어금니 아빠·기부금 횡령 등 여파
겨울 '도움의 손길' 얼어붙은 상황

도내 위기가정 4550가구 생계지원
의료사각지대 맞춤형 서비스 제공
시흥 수해·포항 지진·화재 현장에
구호물품 전달·일손돕기 등 '노력'

국회·정부·감사원 감사 모두 받아
재무투명성 높여 언론조사 'A등급'
재난구호 자체 훈련·을지연습 참여
효과적 대응위해 봉사원들 '구슬땀'


경기도는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연말연시에는 으레 훈훈한 소식으로 몸은 추워도 마음만은 따뜻했지만, 올해 경기지역에는 '기부한파'가 들이닥쳐 도민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꽁꽁 얼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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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에다, 기부금으로 딸의 치료비를 비롯해 생계를 이어왔을 것으로 알려졌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극악무도한 범행까지 겹쳐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회 곳곳에 자리 잡았기 때문.

지난해 8월에는 기부단체의 기부금 횡령 사건까지 발생해 기부에 대한 신뢰는 더욱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는 올바른 기부문화 형성을 위한 선도자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기부금의 집행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학생, 개인사업자, 기업 등 저마다의 지위와 형편에 맞게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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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이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도민과 함께 하는 적십자사가 되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5일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을 만나 올 한 해 경기적십자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적십자회비 집중모금 기간이다. '기부포비아'가 유행처럼 번지는 등 모금환경이 악화됐는데.

"모금환경이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훈훈한 기부소식 대신, 각종 기부 관련 사건사고로 기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도 크신 것 같습니다. 선의로 낸 기부금이 정말 어려운 이웃에게 올바르게 전달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죠. 하지만 이럴 때일 수록 도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십자는 무려 113년 전인 1905년 고종황제 칙령에 따라 '광제박애(널리 사람을 구하고 고루 사랑하라)'의 정신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적십자는 공공의 자산이자, 적십자의 주인은 국민인 셈이죠.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면 건전한 기부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적십자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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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된 적십자회비는 어디에 쓰이나.

"지난해 모인 적십자회비는 우선 도내 4천550가구의 위기가정을 위한 생계지원에 사용됐습니다. 일회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적십자 봉사원과 각 위기가정이 결연을 맺었습니다. 봉사원들은 결연가정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기초생활에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전달했습니다. 또 재난 재해로 보금자리를 잃거나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400여 가구에는 생계, 주거, 의료, 교육 등 분야에서 통합 맞춤형 긴급지원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해 응급처치·수상안전법 교육을 지난해 12만명에 보급했고, 취약계층 산모를 위한 출산용품 1천500세트도 지원했습니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시흥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 수해 피해 지역과 포항 지진, 화재 등 각종 재난지역 이재민을 위한 구호물품 전달 등에 사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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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진행한 수도권 재난대응훈련.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제공
-기부금 집행에 대한 신뢰도는 어떻게 높이고 있는지.

"적십자는 그 어떤 기관보다 높은 기부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국정감사 외에도 보건복지부 감사,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또 비영리단체 최초로 국제회계기준 IFRS를 도입해 재무투명성을 높였고, 회계법인 감사를 통해 매년 사업과 회계를 투명하게 검증받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 가이드스타 정보공개 투명성과 재무안정성에서 만점인 별 5개를 받았고 언론사가 조사한 공익법인 투명성평가에서 45개 공익법인 중 2위를 차지하며 A등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부에 대한 신뢰가 낮으면 낮을수록 더욱 투명하고 공신력 있는 단체에 기부해야 전반적인 기부문화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투명한 적십자에 도민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유독 많은 재난 재해가 발생했다. 적십자의 손길이 미친 현장 중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적십자 봉사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도내 곳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적십자는 재난구호책임기관으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매번 실전을 방불케하는 자체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개 지역에서 자체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실시했고, 국가 을지연습에도 참여하는 등 효과적으로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유례없는 기습폭우가 내려 많은 국민들이 수해 피해를 입었습니다. 적십자는 수해 발생과 동시에 긴급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고 복구활동이 종료될 때까지 구호물품을 전달했습니다. 또 각종 가재도구 정리, 세탁활동과 함께 피해로 심신이 지친 이재민들을 위한 재난심리지원 활동들을 펼쳤습니다. 유독 시흥의 피해가 심각해 즉시 구호물품과 세탁차량을 급파했으며, 인근 충정도 지역에도 전 직원과 봉사원을 보내 일손을 돕기도 했습니다. 항상 재난이 있는 곳에는 적십자가 함께 한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고, 그만큼 평소 적십자에도 많은 나눔의 손길을 보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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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정 나눔 행사.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제공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경로를 소개해달라.

"우선 현재 적십자회비 집중모금 기간입니다. 가정 등으로 발송된 지로용지를 통해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으니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적십자회비 납부 외에도 적십자의 인도주의 사업에 동참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기업들은 '씀씀이가 바른 기업' 가입을 통해 후원할 수 있습니다. 매달 20만원 이상을 정기적으로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으며, 지난 2016년 5월 이후 현재까지 250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희망나눔학교를 통해 정기기부에 참여할 수 있고,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 등은 매월 3만원 이상을 정기기부하면 희망나눔명패를 달아드리고 있습니다. 희망나눔명패를 단 사업장은 지난해 10월 5천호점을 돌파했습니다. 1억원 이상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에는 지난해 도내 총 3분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적십자 봉사자를 포함한 모든 적십자 가족이 보다 많은 소외계층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전할 수 있도록 도민들의 참여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글/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사진/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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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회장은?

-1944년 1월 14일 경기도 수원 출생

-수원농생명과학고, 서울대 농학,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행정학 석사

-현직 = 제32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총 회장

-전직 = 전 농협 경기지역본부장, 농민신문 편집국장,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장, 수원시립미술전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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