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페스티벌·(4)·끝·평창동계올림픽을 바라보며]올림픽이후의 강원도… '매력 지속적 향상' 고민해야

유경숙 기자

발행일 2018-02-26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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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행진 北 참여… 17일간 여정 '끝'
분산된 문화행사 주목못받아 아쉬움
러시아 죽은 '소치' 깨운 올림픽처럼
경기장 사후활용외 '향후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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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이며 지켜보던 17일간의 여정이 끝났다.

요즘 가정에서는 밥 먹으라는 어머니의 호출도 "영미~~영미~~!"로 통한다.

로봇청소기와 자루걸레를 밀어가며 컬링을 응원하는 장면은 일상이 됐고 소치올림픽에 이어 3관왕을 노렸던 이상화선수의 복받친 눈물은 TV를 통해 시청하던 온 국민의 가슴을 울렸다.

강릉에서 조금 두꺼운 털목도리를 하면 '현송월 패션이냐?'며 북한응원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고 이번 올림픽에서 유난히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쇼트트랙은 더 이상 한국이 안전한 종주국이 아니라는 경종을 울렸다.

감동의 시작은 짧고 강렬했던 개막식이었다. 혹한의 추위 속에 지붕없는 야외 스타디움에서 치러야 했던 여건 때문에 조직위는 방한용품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실제 콘텐츠 제작에는 200억~300억 정도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결과는 하늘이 내려준 축복이었다.

1천28대의 드론으로 평창 하늘을 수놓았던 빛의 오륜기는 IT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고대 벽화 속 인류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낸 '평화의 땅'장면은 웅장한 개막식의 시작이었다.

최고의 관심을 모았던 인면조의 등장과 300여명의 무용수들이 장구춤을 추며 거대한 태극기를 그려내던 '태극:우주의 조화' 장면은 개막식 현장에 있던 관람객과 외신들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람이 옆으로 분다는 평창의 혹한도 이날만큼은 조용한 관객이었다.

북한의 참여도 이번 올림픽 흥행에 큰 공로자였다. 현송월 단장을 중심으로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과 서울공연 예매경쟁률이 각각 140대1, 460대1에 이를 만큼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오래된 녹음테이프 같은 가녀린 목소리에 기계적인 동작으로 시선을 끌었던 북한 응원단도 경기장마다 관객몰이를 하는 진풍경을 낳았다.

거기다 개막식에서 연출된 남북한 공동 선수입장은 단연 백미였다. 92개국이 순차적으로 등장하던 마지막에 남과 북의 선수들이 푸른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는 순간 객석에 있던 모든 관람객들이 동시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고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도 가장 빛을 발하던 순간이었다.

열정을 다한 평창문화올림픽은 아쉽게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평창문화올림픽의 대표적 볼거리가 뭐였는지 사전에 관심을 끌지 못했고 총괄감독이었던 인재진 감독은 구설수에 휘말려 중도하차했다.

강추위 속에 문화행사가 지역적으로 분산되고 간헐적으로 개최되는 바람에 현장을 오가던 관람객들은 풍성한 문화현장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를 염려한 강릉시는 아예 '강릉문화올림픽'이라는 문구를 독자적으로 활용했다. 숙박공실사태, 차량 2부제로 한산한 올림픽, 중국인 관객 유치실패 등 이제 막 폐막식을 마치고 패럴림픽까지 남아있음에도 벌써부터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만난 '드미트리 바이셰브'씨는 "소치올림픽에 푸틴이 큰돈을 썼다는 걸 러시아 국민들도 알고 있고 문제가 많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러시아 사람들은 오랫동안 웃을 일이 없었다. 다 함께 화합할 뭔가가 필요했는데 소치올림픽이 그 역할을 해 줬다. 올림픽이 죽은 소치를 깨웠다"라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난 강원도엔 무엇이 남을까? 경기장 사후활용도 중요하지만, 결국 강원도의 지속적 매력을 높이는 고민이 필요할 때다. 갈 길이 멀다.

/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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