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우리 꼭 만나"…울음바다 된 단일팀 헤어지던 날

박상일 기자

입력 2018-02-26 13: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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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 하키팀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버스에 먼저 오른 북한 선수들이 눈물을 닦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깊을 대로 깊어진 정이 헤어지는 선수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아쉬움은 눈물이 되어 쏟아졌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를 기약 없는 이별에 선수들은 서로 꼭 끌어안고 떨어질 줄을 몰랐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속속 떠나고 있는 26일 아침 강릉선수촌. 여자 아이스하키와 피겨스케이팅 등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떠날 시간이 다가오자 선수촌 출입구 주변은 슬픔과 아쉬움에 뒤덮였다.

이날 아침 북한 선수들이 선수촌을 떠나기로 한 시각은 오전 7시 30분. 당초 오전 5시 30분에 떠나기로 했다가 두 시간을 늦췄다.

이를 전달받지 못한 몇몇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오전 5시부터 선수촌 입구 웰컴센터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한참을 지난 후 오전 7시께가 되자 한수진, 조수지, 임대넬, 이연정, 최지연 등 우리 선수들 10여 명이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웰컴센터 근처에 늘어섰다. 출발 시간인 7시 30분에 맞춰 새러 머리 감독과 김도윤·레베카 베이커 코치도 환송을 위해 나왔다.

북한 선수들은 출발 예정시간 보다 늦은 7시 45분께 웰컴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을 선두로 선수 12명은 붉은색 코트에 털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피겨스케이팅 렴대옥과 김주식이 앞장 섰고,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뒤따라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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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 하키팀 선수들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단 15명(선수 12명, 감독 1명, 보조인력 2명)이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도착하면서 첫걸음을 내딛은지 한 달 만에 찾아온 작별의 시간이었다.

이별의 아쉬움은 단일팀으로 함께 동고동락을 해 온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에게 컸다. 남북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손을 붙잡고 끌어안으며 아쉬움을 나누다가 결국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프지 말고 우리 꼭 다시 만나." "그래 다시 만날 때 까지 몸조심 하고…"

안타까움에 어쩔줄 모르는 선수들 사이에서 북한 박철호 감독도 머리 감독과 포옹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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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강릉 올림픽 선수촌에서 남북 여자 아이스 하키팀 새라 머리 감독이 북한 선수들을 떠나보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비록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지만 갈수록 경기력이 좋아지며 투혼 넘치는 경기를 선보여 전 세계에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렇게 함께 뛰는 사이에 든 정이 남달랐기에 이별의 아쉬움이 더욱 컸다.

북한 선수들이 눈물을 닦아내며 한 명 한 명 버스에 올라타자 한국 선수들은 버스 창가에 매달렸다. 손을 흔들고 눈물을 닦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끝내 북한 선수들이 탄 버스는 출발해 멀리 사라졌지만 우리 선수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들이 간 쪽을 한없이 지켜봤다.

단일팀의 주축 공격수를 맡았던 최지연은 "어제 북측 선수 12명에게 한 명씩 손편지를 쓰고, 함께 찍은 사진을 출력해서 선물했다"며 "북측 선수들은 '평양냉면 먹으러 꼭 평양으로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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