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계돈유질: 매여있는데 물러나려니 스트레스가 있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8-02-2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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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는 소인을 피해 군자가 물러나는 형국이라고 풀이되는 돈괘(遯卦)가 있다. 돈(遯)은 돼지가 달아나는 형상을 지니고 있는 글자인데 돼지가 날렵하게 달아나는 모습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기본적으로는 소인이 득세하는 시절 군자가 소인을 피해 물러난다는 뜻인데 확장해보면 물러날 때 물러나는 모든 일과 관련되어있다. 그러나 때가 그렇다고 해서 다 물러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자신의 욕구나 주위여건도 잘 성찰해보아야 한다. 본인이 고려해본 결과 자신의 욕구와 여건이 상충되는 수가 있다. 욕구는 강한데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여건은 허락되는데 욕구가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실적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는 우리들이 가끔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어도 현실에 매여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를 계돈(係遯)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매여있는데 물러나려하고 물러나고 싶은데 매여있으니 이런 상태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래서 유질(有疾)이라 한다. 주역에서 이럴 때는 자신의 욕구를 누르고 힘들더라도 그 자리를 지켜야지 함부로 뛰쳐나가봤자 자신이 욕구하는 그림을 성취하기 힘들다고 충고한다. 현대 직장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잘 표현해주는 말인 듯하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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