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경의 노래로 본 사자성어 세상]천장지구(天長地久)

고재경

발행일 2018-03-05 제1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8022801002092100104331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천장지구(天長地久)는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수를 기원할 때 쓰이지만 남녀 간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말할 때 더 자주 사용한다.

인천 출신 허각이 부른 곡명 '언제나(작사·작곡 조영수)'의 노랫말에 등장하는 화자에게 한 연인을 향한 애정의 높이와 깊이는 하늘보다 높고 안개보다 깊다. 그는 '시간이 흘러도' 연인에 대한 애정이 변함없다. '세상이 변해도' 연인을 영원히 사랑하겠다고 서약한다. 또한 항상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연인이 있기에 너무나 '다행'이라며 고마워한다. 아마 그의 일상은 번잡하고 때론 슬프기도 때론 울고 싶을 때도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연인 생각에 '환한 미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친 하루 끝에서'도 연인 생각을 하면 '누구보다' 더 없이 행복해한다.

화자에게 연인은 이 세상 유일한 존재일 만큼 소중하다. 연인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는 없어도 연인의 '곁에서' 같이 울어 줄 만큼 사랑의 넓이는 바다보다 더 넓다. 그래서 그는 연인에게 이렇게 맹세한다: '내 모든 걸 다 바쳐서/널 사랑해 시간이 흘러도/널 사랑해 세상이 변해도'. 영원한 사랑을 갈망하고 헌신하려는 천장지구적 애정은 화자의 다음 언급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천 번을 넘어져도 또다시 쓰러져도/다시 일어날 거야/비바람 몰아쳐도 어둠이 내려도 널 지켜줄게'. 화자는 연인의 존재 이유 때문에 '하루를' 살아간다. 또한 같은 이유 때문에 '심장'이 요동친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크게 소리쳐 말한다: '사랑할 한 사람 세상에 너뿐이라고/사랑해'.

코요태가 부른 '끝없는 사랑(작사 이재경, 작곡 JK Lee)' 노랫말에서도 천장지구적 사랑의 예가 여실히 드러난다.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이' 어디론가 저 멀리 '떠나야 한다면' 화자는 이렇게 답변한다: '내가 떠날 수 있어/너를 사랑하니까/함께 있어줘 나만의 꿈이 되어줘/내가 하늘 아래 기댈 사람은 너뿐야'. 연인에 대한 신뢰와 사랑이 어쩌면 이리도 태산처럼 높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이와 같이 연인에 대한 화자의 사랑은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 연인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죽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희생적이다. 또한 화자는 '하늘 아래 기댈 사람'은 연인 밖에 없을 정도로 절대적 무한신뢰를 전폭적으로 나타낸다.

화자는 연인에게 '끝없는 사랑'을 약속할 정도로 지속적 애정을 뚜렷이 드러낸다. 아울러 그에게 연인은 '희망'인 동시에 '꿈'으로 다가온다. 세상이 '아무리 위험하고 어둡다 해도', '비록 힘들고 지쳐가도', 그리고 이별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마지막 그 날까지'도 연인은 나락에서 화자를 구원해 줄 천장지구적 구세주로 다가온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준다 해도' 맞바꿀 수 없을 만큼 그 연인은 그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다. 그래서 'until that last day' 자신의 옆에 머물러 주기를 간청한다.

남녀 연인의 사랑이 과연 영속적일 수 있을까 싶다. 부부의 사랑도 긴 세월 앞에서는 속절없다. 그러나 일생 단 한 번만이라도 천장지구적 변함없는 사랑을 오랫동안 불태우다 죽어도 여한은 없을 것 같다.

/고재경 배화여대 명예교수

고재경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