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미시네]지금 만나러 갑니다

수채화 같은 동화… 충무로에 내리는 단비

공지영 기자

발행일 2018-03-08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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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 원작, 한국적 감성 더해
손예진·소지섭, 자연스러운 연기
초반부 코미디 요소는 '양날의 칼'
액션·느와르 홍수속 반가운 멜로

■감독 : 이장훈
■출연 : 소지섭, 손예진, 김지환, 고창석
■개봉일 : 3월 14일
■로맨스 / 12세 이상 관람가 / 131분


오랜만에 충무로에 달콤한 '사랑비'가 내렸다. 남성 중심의 범죄 누아르나 코믹 액션, 역사극이 활개를 치던 한국 영화계에 수채화 같은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개봉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소설이 원작이다. 이미 일본에서 영화로 제작돼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워낙 인기가 높았던 작품이라, '리메이크'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법 하다.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하며 원작과 완전히 다르게 가볼까, 원작대로 따라갈까, 두 갈래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는데, 내가 그리고 싶은 멜로물을 만들기로 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다행히 원작자가 내 시나리오를 만족해 기분 좋게 작업했다"고 부담감을 이야기했다.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엄마. 아들 지호는 엄마가 죽고 비가 오는 '장마'만 기다리며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다.

단추도 제대로 여미지 못하고 매일 탄 계란프라이를 먹으며 아빠와 아들은 엄마를 그리워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1년이 지난 여름, 장마가 시작돼 비가 내리고, 엄마와 아빠가 사랑을 확인했던 기차역에서 다시 죽었던 엄마가 나타난다.

가족은 다시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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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영화는 동화 같은 설정과 아름다운 공간, 주연배우의 풋풋한 감성 연기가 앙상블을 이루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특히 배우들의 감정이 지나치게 과하면 신파로 흐르고, 덜하거나 어색하면 보는 이가 민망한 것이 멜로물인데, 오랜만에 멜로영화에 출연한 배우 손예진과 소지섭은 다행히 '멜로 장인' 이라는 수식어답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물 흐르듯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더구나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을 통해 수많은 남성들의 가슴 속에 '첫사랑'의 대명사로 남아있는 배우 손예진이 조금 엉뚱하지만, 맑고 청순한 여주인공 '수아'를 연기해, 손예진표 멜로를 좋아하는 관객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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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 역시 "오랜만에 풋풋한 사랑을 그리는 영화에 출연하게 돼 나도 매순간 설렜다"며 "관객이 배우들의 감정선을 무리 없이 이해하고 따라오도록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원작과 달리, 한국 정서에 맞게 재해석되며 코미디적 요소가 가미됐다.

그래서 영화 초반 고창석, 이준혁 등 조연 배우들이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개그'를 선보여 로맨틱 코미디로 보이기도 한다.

동화같은 원작의 느낌을 좋아하는 관객에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신과 복수가 난무하는 이야기나 화려한 액션과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이 쏟아지는 스크린에 피로감을 느낀 관객이라면, 충분히 촉촉히 감성을 적실만한 멜로 영화로 손색없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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