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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하늘을 나는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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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우리나라에 영업용 승용차(택시의 전신)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2년 4월 이봉래란 서울의 한 부자가 일본인 2명과 함께 '포드 T형' 2대를 들여와 시간제 임대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당시 자동차를 사용하는 요금은 매우 비싼 편이어서 일부 부유층이나 특수 직업을 가진 사람만이 이 자동차를 탔다고 한다. 그리고 영업용 승용차를 요즘처럼 '택시'라고 부른 것은 1919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택시회사인 '경성택시회사'가 설립되면서부터다.

택시는 참으로 희한한 교통수단이다. 아직까지 택시가 '대중교통'에 해당하느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중교통은 일반적으로 다수의 사람을 이동시켜주는 운송수단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통공학에서는 정해진 노선과 스케줄이 있고, 정해진 요금 체계를 지니며 공공에 개방돼 있는 교통수단을 대중교통이라 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중 한두 가지가 결여되면 '준대중교통'으로 칭한다. 택시는 정해진 노선이나 스케줄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준대중교통이라 해야 맞다. 이처럼 같은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와 택시는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관련 법을 만들 때 자주 충돌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학문적인 분류를 떠나서 택시는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는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다른 것보다 목적지를 이동하면서 택시기사는 초면의 승객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의 여론을 형성한다. 오죽하면 정치인들이 그런 점에 착안해 택시 면허를 따고 직접 운전을 하며 민심을 듣는 수단으로 이용할까.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오산 지역의 안민석 국회의원이 그 대표적인 예다. 비단 정치계뿐만 아니라 한 TV 채널에서는 10년 동안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택시'라는 토크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독일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포르쉐가 "앞으로 10년 내에 하늘을 나는 택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혀 화제다. 우버, 에어버스, 인텔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 역시 하늘을 나는 '항공 택시(flying car)'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택시가 도입되면 자율주행 혹은 전자동 제어 시스템이 필수적이므로 지금처럼 택시 기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전망이다. 그렇게 된다면 정치인들은 미용사 자격증에 도전해야 할지도 모른다.

/김선회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k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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