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칼럼]거세지는 전체주의 세력

복거일

발행일 2018-03-16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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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연합 자유세계 위협 국제질서 무너뜨려
맞섰던 미국, 2차 세계대전후 처음으로 '흔들'
中·北 상대하는 우리는 미국이 진 짐 나누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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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 소설가· 사회평론가
중국 국회가 국가주석의 연임을 제한하는 헌법 규정을 철폐했다. 이로써 시진핑 주석이 장기 집권할 길이 열렸다. 정착된 것으로 보였던 집단지도체제가 갑자기 독재체제로 바뀐 것이다.

중국의 권력은 공산당과 군대로 집중된다. 따라서 상징적 지위인 국가주석을 내놓더라도,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은 튼튼하다. 무한정 집권하겠다는 뜻을 굳이 드러낸 이유가 궁금하다. 여러 해석들이 나오지만, 명실상부한 중국의 지도자임을 과시하고 싶은 욕심을 먼저 꼽아야 할 것이다.

그가 아주 짧은 기간에 절대적 권력을 장악한 과정은 더 큰 미스터리다. 정적들과의 치열한 투쟁에서 이긴 여세로 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근본 원인은 물론 민주집중제(Democratic Centralism)라 불리는 공산주의 권력 구조가 독재자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사정이다. 레닌이 고안한 이 제도는 권력이 한 조직에 귀속되므로, 권력의 분립을 통한 독재 예방이 불가능하다. 집단지도체제를 통한 권력의 인적 분할은 권력의 분립이라는 구조적 분할을 대신할 수 없다.

중국은 7퍼센트 가량 되는 공산당원들이 지배 계급으로 군림하면서 나머지 인민들을 착취하는 계급 사회다. 이제 독재체제가 완성되었으니, 인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터이다.

불만이 큰 인민들을 달래는 방안으로 시 주석이 내놓은 것은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민족주의적 약속이다. 물론 이런 방안은 다른 나라들에 대한 공격적 태도를 뜻한다. 이미 중국은 강대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해왔다. 자연히, 국제 질서가 많이 무너졌고 작은 이웃 나라들은 점점 큰 위험과 고통을 맞는다. 거대한 시장을 바라고 중국으로 진출한 기업들은 재산권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에 의해 피해를 본다.

그러나 중국이 빠른 경제 발전에 성공하고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지자, 인민들은 그를 열정적으로 지지한다. 중국은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한 적이 없는 사회라서, 인민들의 자유에 대한 욕구가 비교적 작다. 앞으로 중국의 공격적 행태는 더욱 거칠어질 터이다.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그런 행태를 보이는 강국이 또 있다는 사실이다. 근년에 러시아는 무뢰한처럼 행동해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크리미아를 합병하고 동부 분리주의자들을 부추긴다. 시리아에선 압제적 정권을 떠받쳐서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 러시아 정보기관은 자유로운 국가들을 흔들려고 끊임없이 조작된 정보들을 유포해왔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대규모로 개입한 것이 확인되었다. 망명한 기업가들이나 전직 정보 요원들을 살해했다. 이제는 신형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고 밝히면서, 온 세계를 협박한다.

러시아의 이런 행태는 푸틴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전체주의로 퇴행한 데서 나왔다. 그를 비롯한 비밀경찰 출신들이 권력을 독점하면서, 사회는 억압적이 되고 인권과 재산권은 가볍게 훼손되고 부패는 심해졌다. 자신에 대한 불만과 저항이 커지는 상황에 대해, 그는 시진핑 주석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가 제시한 '위대한 러시아의 재건'에 인민들은 열광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해서 자유세계에 맞선다. 기회가 나올 때마다, 국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유주의 체제를 약화시켜, 자신들의 전체주의를 강요하려 한다. 이런 위협에 효과적으로 맞서는 것은 미국뿐이다. 분열된 유럽은 전체주의 세력에 늘 유화적이었다. '미국 중심의 평화(Pax Americana)'라는 말이 가리키듯, 세계가 오랫동안 평화와 번영을 누려온 것은 온전히 미국 덕분이다.

이제 전체주의 세력이 기력을 회복했고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미국과 비슷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처음으로 미국의 절대적 우위가 흔들리면서, 자유세계의 앞날이 점점 어두워진다. 자유세계는 미국이 진 짐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지려 애써야 한다. 전체주의 세력의 핵심인 중국과 북한을 직접 상대하는 우리로선 모든 국민들이 그 사실을 또렷이 인식해야 한다.

/복거일 소설가· 사회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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