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년의 늘찬문화]시민은 '삶의 주도권'을 가질 자격이 있다

손경년

발행일 2018-03-1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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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1월29일,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함으로써 한국에서의 미투(MeToo) 및 위드유(WithYou) 운동을 촉발하였고, 3월14일 뇌물수수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다른 한편 49개국 567명의 선수가 참가한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세계인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끝으로 3월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렇듯 작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상이상의 사회적 지각변동을 겪으면서 우리는 그간 인식했던 혹은 인식하지 못했던 삶의 구석구석 문제를 도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 용기를 갖기 시작했다.

2005년에 국가차원에서의 문화정책인 '창의한국'이 발표된 이래, 지역에서는 변화하는 문화지형에 적합한 중장기 문화정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10월부터 '새 문화정책 준비단'을 꾸려 현장토론회, 간담회, 자문회의 등을 수행하면서 개인의 문화적 권리보호와 증진, 문화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보장, 공정하고 다양한 문화생태계 조성,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확산, 지역문화분권실현, 문화자원의 융합역량 강화,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 문화를 통한 창의적 사회혁신 등의 핵심의제를 중심으로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왔다.

그 과정 중의 하나로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함께 만드는 문화정책'이라는 제목으로 '소중하고 소박한 대화'를 위한 '50인 모둠토론회'가 3월 14일에 개최되었으며, 페이스북을 통해 토론결과에 대한 내용이 실시간 생중계되었다. 사실 그동안 문화정책의제를 도출하거나 이에 대한 세부목표를 설정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경로가 부재했거나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희박했었던 과거와 비교해 보면 이 또한 격세지감을 갖게 하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참여한 분야별 현장전문가로 구성된 모둠토론자들은 청년문화예술기획,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 대안적인 관광콘텐츠기획, 마을 만들기(미디어, 동호회, 도시재생), 문화·스포츠클럽 공동체, 가족·이웃·공동체로서의 스포츠클럽, 독립문화콘텐츠, 문화예술 기층종사자의 노동권과 인권, 다양한 문화예술 국제교류, 젠더 문화· 여성 문화권, 기반예술강화 등의 10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세부과제 제안과 실효성 및 지속성 여부에 대한 토론을 실시했고, '새 문화정책 준비단'은 이렇게 도출된 내용을 '새 문화정책' 최종 보고서에 반영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

알다시피 정책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출발, 이에 대한 해석 그리고 해결을 위한 방향을 잡아나가는 것이 핵심이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성이 어떠하냐에 따라 정책의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그동안 정책 연구자 및 전문가들이 정책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시스템화 되어왔는데, 이와 달리 현 정부는 시민중심의 사회, 아래로부터의 정책을 지향한다고 했던 만큼 시민이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새 문화정책'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시민은, 신진욱에 의하면, '자유롭고 권력 앞에 당당하며, 만인이 동등하게 존엄함을 믿고 다른 시민들과 기꺼이 연대하며, 평등하고 평화로운 대화와 협동으로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이며, '촛불혁명'과 '미투'를 통해 그 자격을 획득하였기 때문이다.

/손경년 부천문화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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