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도시재생 해답은 지역 역사문화에 있다

이동근

발행일 2018-03-2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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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이동근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연구사
경기도와 수원시는 최근 도청 주변 구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공동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2021년 광교 신도시로 이전하는 경기도청사의 공백을 메울 현 매산동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도시재생 사업의 추진에 있다. 현재 수원시는 4개의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형 도시재생사업, 수원 도시르네상스사업, 행궁동 도시재생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4개 사업의 주요 추진 내용은 문화·역사 탐방로 조성, 청년특구, 창업시설 조성, 문화체험공간, 창업공간, 청년다문화살리기 사업 등이다.

도시재생이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 주거 환경 악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심 지역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고 창출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으로 부흥시키는 도시사업을 말한다. 도시재생은 단순한 외형적인 물리적 변화가 아닌 내재적인 의미를 두고 가야 한다. 즉 도시재생을 창조도시 형태로 할 것인가 아니면 역사문화 도시의 장점을 살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여러 사례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는 것은 지역의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도시재생 사업이다.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주민들의 공동의식을 통한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고, 관광적 상승효과와 경제적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수원은 오래전부터 '역사문화 도시'의 전통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역사문화 도시' 범주의 핵심은 '효원의 도시 수원', '농업연구의 도시 수원', '개혁의 도시 수원'으로 불리고 있다. 정조대왕이 건설한 신도시 '수원화성'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 가치가 수원의 정체성이다.

수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현재 도시재생 사업의 중요 지역은 도청 주변의 매산동과 교동, 그리고 수원화성 성내의 행궁동이다. 바로 이런 도시재생 사업의 축을 역사문화 도시 수원의 정체성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지난 2015년 수원시는 교동에 향토유적으로 지정돼 있던 '옛 부국원 건물'을 각고의 노력 끝에 매입했다. 그것은 지역의 역사성을 잃지 않고 문화재를 지키려는 노력이었다. 이후 2017년 '옛 부국원 건물'은 '구 수원 부국원'이란 이름으로 등록문화재 제698호로 지정됐다. 교동과 매산동에는 등록문화재 제597호 '구 수원문화원', 제598호 '구 수원시청사', 제 688호 '경기도청사 구관', 제689호 '경기도청사 구 관사'가 있다.

수원시는 '구 수원 부국원' 건물을 중심으로 수원 근대 인문기행 탐방로를 조성하고 있다. 우리가 기억하는 교동과 매산동의 옛길은 '신작로'다.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고 수원역이 교통의 중심이 되면서 수원역에서 팔달문 성밖으로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배 속에 일본인 거리와 마을이 만들어졌다. 새로운 근대적 문물이 신작로에 펼쳐졌지만 그 속에는 '지배'와 '저항'이 맞물려 있다. 남아있는 근대 문화유산들을 통해 우리는 지난 역사를 배운다.

세계에서는 과거 전쟁이나 학살이 벌어진 비극적인 장소, 혹은 식민 지배를 받았던 흔적들을 돌아보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열풍이 불고 있다. 뼈아픈 역사의 현장을 남겨 되돌아보고 기억하며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현재의 행궁로와 매산로를 중심으로 한 공간이 지난 100년전 식민지배의 역사적 현장이다. 하지만 수원은 '다크 투어리즘'에만 머물 수는 없다. 식민지배의 어두운 그늘에서 빛과 희망을 찾고자 했던 저항의 모습들도 있고, 새로운 근현대의 변화도 있다. 그 안에 우리의 전통을 보여주는 '수원향교'가 있고 팔달산 자락을 따라 세계적인 문화유산 '수원화성'이 펼쳐져 있다.

우리는 이 곳에서 '전통과 근현대의 만남'이란 주제로 수원의 정체성을 살펴 볼 수 있다. 지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역사문화적 자산이 놓여있고,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도시재생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그 지역의 역사문화를 이해하고 키워드를 끌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민들과의 동화와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단순하게 유관기관에서만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근원적인 지역민들의 공동체 의식 속에서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지역민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정체성을 올바로 인식하고 자랑스러워할 때 성공적인 도시재생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도시재생을 단순한 경제 논리로서만 접근한다면 일시적 효과 밖에는 거둘 수 없다. 장기적이고 미래적인 시점에서 도시재생을 구상한다면 더욱더 역사문화적인 접근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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