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창업밖에 할 게 없어요

신창윤

발행일 2018-03-22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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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대출 조건 더 까다로워져 사정 열악
창업희망자 지난해 보다 1.5~2배 가량 늘어나
최저임금 인상에 인건비 부담 해소 방안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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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윤 경제부장
생계를 위해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영업자들의 살길이 더욱 팍팍해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 당국은 오는 26일부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키로 해 자영업자들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번 대출 여신심사의 주요 골자는 은행이 1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자영업자의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살펴보고 업종별 한도에 맞게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자영업자 대출에 도입되는 LTI는 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비슷한 개념이다.

금융당국은 LTI 지표 운영 현황, 규제의 필요성 등을 통해 앞으로 LTI 비율을 관리지표로 활용할지를 결정하는데, 2016년 기준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대출은 3억2천만원, 소득은 4천300만원으로 LTI는 약 7.5배였다. 따라서 시중은행은 LTI를 참고지표로 표기만 하고, 대출 여부는 차주의 소득이나 자산, 담보, 사업성 등을 평가하고 결정할 계획이어서 대출 조건이 더욱 까다롭게 됐다. 게다가 금융당국의 이번 방침은 사실상 한도 내에서만 대출받게 만드는 구조여서 자영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열악해질 게 뻔하다.

은행 또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 관리대상 업종을 지정, 업종별 한도를 운영한다. 대출 규모, 대출 증가율 등을 고려해 매년 3개 이상의 관리대상 업종을 선정하고 한도를 설정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소매·음식업·부동산임대업은 은행들이 공통으로 관리대상 업종으로 선정한 탓에 이 업종 자영업자들의 신규 대출 타격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창업자들은 한가닥 희망으로 창업에 기댄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에는 총 2만6천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이는 지난해의 1.5∼2배 수준으로 창업에 대한 열망이 높다는 증거다.

대다수의 예비 창업자들은 연령이 높다. 재취업은 이미 문이 막혔고,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도 쉽지 않아 결국 창업 쪽으로 문을 두드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창업 아이템으로 단연 무인점포가 대세였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예비창업자들이 인건비를 중요한 고려 요소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창업은 그리 녹록지 않다.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4천300여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5천300여개(2016년 기준)에 달한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미국과 일본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3천여개, 2천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많은 수준이다. 그만큼 가맹사업에 뛰어드는 생계형 예비창업자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지만 폐점률도 높다는 얘기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14개의 가맹점이 생기고 66개가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예비창업자들은 일정한 자본금만 있으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가맹본부의 경영 실적을 제대로 파악하면 창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프랜차이즈 산업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한다.

창업 예비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때보다 더 살기 어렵다고 말이다. 생계를 위해 창업한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하루빨리 마련됐으면 한다.

/신창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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