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특별기고]대한민국 교육의 미래 '엔터리지 시스템'(Enterllege System)

산업 변화·기업 수요 맞게 교육체계 수립
업체, 업무 역량에 필요한 인재 직접 양성
실무중심 교육으로 평생학습 인프라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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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국회의원(바·여주양평)
67.7%. 우리나라 대졸자의 취업률이다. 2011년 대졸자 취업률이 67.6%였으니, 7년째 개선 없이 제자리걸음 중인 것이다. 청년실업률도 9.9%로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대학을 나와도 취직할 곳이 없다며 하소연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는 대학과 기업의 미스매치, 전공과 직업의 미스매치가 원인이며, 그 근원에는 교육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4년~2024년간 경제·경영 분야에서 12만여명이 초과 공급되는데 비해, 기계·금속·전기·전자 등의 분야는 15만여명이 부족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신입사원을 채용해도, 실제 업무에 투입시키기까지 드는 평균 교육·훈련 비용이 18개월간 6천여만원에 이른다고 한다.(한국경영자총연합회의 조사결과)

대학교육이 수요자인 기업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며, 미래 산업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공급자 위주의 학위장사만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82.1%이던 대학 진학률이 2017년 68.9%로 13.2%p 떨어졌다. 기업에 이어 이제는 청년들도 대학교육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필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엔터리지 시스템(Enterllege System)'을 제안한다. 공급자 중심의 입시용 교육이 아닌 산업 변화와 기업의 수요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계를 수립하자는 것이다.

엔터리지(Enterllege)란 'Enterprise + College'의 합성어로 '산학협력'을 넘어 '산학일체'의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존의 교육이 공급자 중심의 교육이었다면 엔터리지는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 엔터리지는 대학이 배출한 학생을 기업이 선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업무역량에 필요한 교육과정, 교육기간, 교수 등을 대학에 위탁해 자신에게 맞는 인재를 직접 양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기업은 맞춤형 인재를 선발할 수 있고, 학생들은 실무에 필요한 교육을 바탕으로 안정적 사회진출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이 교육비용은 기업이 부담하여 교육비로 인한 사회적 비용 및 기업의 직원 재교육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와 같은 구상은 당장 공공기관부터 시작할 수 있다. 연간 2천여명의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공공기관은 엔터리지 시스템을 통해 더 숙련된 인재를 영입할 수 있으며 고졸 신입사원들은 학교와 직장 사이에서 자신의 역량을 더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엔터리지 시스템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의 시대이다. 그리고 그 직업조차 일생 동안 6번 바뀐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예견이다. 그렇다면 교육도 산업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어야 한다. 엔터리지는 학위중심의 교육이 아닌 실무중심의 교육으로 언제든지 변화하고 적용될 수 있는 평생학습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모든 대학에 엔터리지 시스템을 적용할 수는 없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순수학문 분야에 대한 교육과 연구기능은 더욱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는, 급변하는 미래 산업과 기업의 수요에 맞는 인재 배출을 위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도로 볼 때, 다음 20년간 대학이 스스로를 재구성하지 않고는 현재의 역할을 넘어서는 진보는 없을 것이다. 엔터리지 시스템(Enterllege System)을 통한 교육개혁은 학내 일자리에 충격을 주겠지만, 다른 모든 분야의 직업에 줄 긍정적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상아탑이 더 많은 충격을 감내하고 혁신할수록, 상아탑에서 배출되는 미래의 인재들은 시대의 충격에 더욱 강해질 것이다.

/정병국 국회의원(바·여주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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