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프로 데뷔 20년 만에 '은퇴' 밝힌 한유미… 마지막 불꽃 태우고, 코트 떠나는 '언니'

강승호 기자

발행일 2018-04-03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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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한유미
수원 현대건설의 한유미가 도드람 2017~2018 V리그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1999년 현대건설에 입단한 한유미는 2000년 슈퍼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소속팀인 현대건설을 2004년까지 리그 5연패로 견인했다. /KOVO 제공

영양제 맞아가며 PO 2차전 활약
3차전까지 나서 동생들에 '큰 힘'

"체력적으로 힘들고 무릎도 아파
현역 아쉬움 많지만 미련은 없어
후배들에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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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간판 스타 중 한명인 한유미(수원 현대건설)가 도드람 2017~2018 V리그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오산이 고향인 한유미는 성호초에서 배구를 시작해 수원 수일여중과 수원전산여고를 졸업한 뒤 1999년 수원을 연고로 하는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한유미는 2000년 슈퍼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소속팀인 현대건설을 2004년까지 리그 5연패로 견인했다. 실업리그부터 프로리그까지 수원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한 한유미는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 우승컵을 욕심냈다.

하지만 지역 라이벌인 화성 IBK기업은행에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내줬다.

한유미는 "훈련량을 많이 줄였기에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무릎도 아팠다. 몸이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2차전은 영양제를 맞으면서까지 출전했지만 3차전에서는 앞선 경기의 피로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건 아닌가 반문하며 뛰었다"고 전했다.

선수생활에 대해 미련이 없냐는 질문에 한유미는 "아쉬움은 많지만 미련은 없다. 더하고 싶다는 미련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한유미는 2010년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해 해외 진출을 시도했고 실제 이탈리아 팀과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한국에 남았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외국인선수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가 없다. 외국에서는 통역을 붙여주지 않는다"며 "김연경(상하이)도 현재는 잘 적응했지만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유미는 "활발한 (김)연경이 성격에 힘들었다고 하면 다른 선수들은 우울증을 쉽게 앓을 수 있다. 쉬는 날은 집에 있어야 되기에 우울함이 찾아온다"며 "물론 해외무대 경험이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80~90%는 적응을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 KGC인삼공사의 한송이는 한유미의 동생이다. 이들 자매는 맞대결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며 한국 여자배구가 성장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이들 자매에 이어 최근에는 팀 동료였던 이다영과 인천 흥국생명의 이재영이 남자배구 선수들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유미는 "(이)다영이한테 '왕이 되려면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대우를 받는 만큼 부담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그것 또한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며 "그런 관심을 (이)다영이와 (이)재영이가 감사히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런 관심들이 본인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자신들을 보고 자라는 어린 선수들이 꿈을 가질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유미는 배구계에 논란이 되고 있는 샐러리캡(Salary Cap)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그는 "최저 연봉이 올라간다면 샐러리캡이 오르는데 찬성한다. 최고연봉을 가지고만 얘기하는데 최저 연봉과 차이가 너무 크다"며 "최고 연봉만 올려주게 되면 각 팀의 에이스들에만 좋을 뿐 다른 선수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피해를 보는 건 최저연봉을 받는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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