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산물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이해원

발행일 2018-03-30 제10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이해원
이해원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양곡관리팀장
지난 3월 초 통계청에서 2018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보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올랐으며 그 중 농산물가격이 7.4% 상승하여 전체 물가 인상의 주범인 것처럼 보인다. 언론에서도 물가인상의 주범으로 농산물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통계청에서 물가동향을 조사하는 품목은 총 460품목이며 그중 농산물은 53개 품목으로 11.5%이다. 가정에서 지출하는 총 금액의 비중인 가중치를 보더라도 총 지수 1,000을 기준으로 할 때 농산물은 41.9(백분율 4.2%)로 공산품 325.6(32.6%), 서비스업 551.9(55.2%)인 것에 비하면 농산물 비중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계소비 총액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엥겔계수를 보더라도 2017년도 3/4분기까지 13.8%로 농산물 가격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농산물 가격이 얼마나 싼지, 가장 민감한 쌀을 예로 들어보자. 경기미 중에서도 가장 비싸게 팔리는 여주 이천쌀의 경우 요즘 10kg당 가격이 3만원 정도 하니 100g당 300원이다. 보통 밥 한공기에 쌀 100g 정도 소요되니 하루 세끼 꼬박 밥을 먹는다 해도 한사람이 하루 필요한 쌀은 300g, 값은 900원 정도다. 버스요금보다도 싸다. 우리가 하루 한잔 이상 마시는 커피 가격이 제일 싼 것이 2천원, 좀 더 품위있게 마시려면 5천원 이상은 줘야 한다. 누구나 한 대씩 들고 다니는 핸드폰 요금도 평균 월 5만 원, 하루 1천600원꼴이다.

그런데 왜 물가 얘기만 나오면 농산물이 성토 대상이 되는 것일까? 농산물은 생필품으로 자주 사다보니 가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언론에서도 가격 인상률만 보도하기에 수치만 보고 농산물이 물가인상을 이끌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 농산물은 생산기간이 길고 계절성이 있어 기후 등 자연조건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의 등락이 심하다. 날씨가 좋아 풍년이 들거나 재배면적이 늘어나면 가격이 폭락하고 올 겨울과 같이 추위가 심할 때는 생산량이 감소하고 생산비가 많이 드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농산물 가격의 과도한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평시에 수매하여 비축해 놓았다가 오를 때 시장에 방출하기도 하고 급할 시 농가의 피해를 무릅쓰고 외국산 농산물을 긴급 수입하기도 한다. 비닐하우스 등 생산기반시설 지원을 통해 4계절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고 도매시장, 농산물유통센터, 직거래 장터, 로컬푸드마켓 등 유통개선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킨다.

공산품은 한번 오르면 좀처럼 내리지 않지만 농산물은 가격이 올랐다가도 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느 품목이 비쌀 때는 대체품목으로 소비를 늘리면서 조금 기다리다 보면 가격이 내릴 것이다. 바라건대, 언론은 물가 보도 시 물가지수와 농산물 가격의 특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해 주면 좋겠다. 소비자들께서도 농산물은 특성상 가격의 등락이 심하다는 것과 농산물이 가정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제값 주고 제대로 된 농산물을 사 먹는다는 생각으로 농산물을 구매해 주시길 바란다.

/이해원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양곡관리팀장

이해원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