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봄

권성훈

발행일 2018-04-03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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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아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윤동주(1917~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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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겨울의 석 달을 삼동이라고 하듯이 인생의 삼동이 있다면 고독, 고생, 고통의 삼고라고 할 수 있다. 이 삼고를 이긴 자만이 봄이 피어올린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등 '삼동의 꽃'을 볼 수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 인생인 것같이 삼고를 지나온 당신도 한 송이 꽃이던가. 그렇다. "삼동三冬을 참아온" 당신에게 '풀포기처럼 피어나는' '삼고의 들녘'을 보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온 강한 생명력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묵정밭에 이랑을 내고, 물이 스며들면 푸르른 하늘이 아른아른 높아 가듯 그 만큼 일궈야 하는 삶이라는 텃밭도 푸르러지리니.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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