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욱 협성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 빈소.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
"나는 결코 늙어서 죽지 않는다. 다만 심심해서 죽을 뿐이다."
한평생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아 온 교수가 자기 몸을 의학연구에 써달라고 가톨릭대 의과대학에 맡겨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타계한 신종욱(59) 전 협성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지난 1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시신 기증 서약서와 연명치료 포기각서에 서명했다.
신 교수는 이날 성빈센트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 뒤 생전 뜻에 따라 안구를 두 사람에게 이식해 주고 시신은 의대 해부학 교실에 내줬다.
신 교수는 미국 템플대 경영대학원에서 보험계리학 석사·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귀국해 1997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협성대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노후에 자식보다 든든한 연금재테크', '행복시대를 위한 개인자산관리의 이해' 등이 있다.
의술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교수 재직 시 한의대 입학을 위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를 하기도 했다.
과감히 퇴직을 결정한 뒤 남아메리카 국가 아이티의 인권변호사를 목표로 쿠바에 있는 로스쿨을 진학하려고 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암 진단 이후 67일 간의 짧은 투병생활을 마치고 신 교수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하고 겸손하되 감사하며 기뻐하자"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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