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산가족 상봉이 어려우면 생사확인이라도 해줘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4-1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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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수원의 한 호텔에서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 주최로 '미상봉 이산가족 초청행사'가 열렸다. 수차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있었지만 한 번도 상봉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자리였다. 현장은 눈물바다였다. 참석한 실향민 한분 한분마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가족상봉'이라는 간절한 소원과 함께 "상봉이 어려우면 두고 온 가족 생사확인이라도 해달라"고 주문했다. 경인일보는 이날 행사를 '백발 소년·소녀의 염원'이라는 가슴 아픈 제목을 달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말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전국적으로 5만8천261명, 경기도 1만7천338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1년 전 집계이고 생존자가 고령이라 이미 많은 분이 작고했을 것이다. 인천지역의 경우 지난해 1월말 현재 5천138명이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같은 해 7월 4천997명으로 줄면서 '5천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인천 이산가족은 4천919명이다. 1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219명이나 줄어든 셈이다. 신청자 상당수가 80대 이상의 고령이기 때문이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린다. 지금은 논제를 정하느라 실무자 회담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산가족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산가족의 염원은 두말할 것도 없이 '상봉'이다. 그러나 상봉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 그러는 사이 고령의 실향민 1세대는 고향을 그리다 눈을 감는다. 그래서 요구한 것이 '생사확인'이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가장 좋았다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도 '생사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북한의 거부 때문이었지만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강경하게 요구하지 못했다. 미상봉 이산가족에게 상봉은 그저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산가족이고, 실제 적십자를 통해 상봉의 경험도 갖고 있다. 더욱이 '이산가족 전원 상봉'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그 누구보다 이산가족의 절절한 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 실현이 최선이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생사확인'이라도 성사돼 실향민들의 아픔을 위로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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