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그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철거 앞둔 세월호 합동분향소

4년간 화랑유원지서 추모객맞이…"참사의 역사 고스란히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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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에 추모객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년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해 온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합동분향소가 참사 4주기를 맞는 16일 희생자 영결·추도식을 끝으로 철거된다. 

철거를 앞두고 13일 찾아간 합동분향소는 여전히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란 리본이 바람에 물결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합동분향소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 등이 적힌 노란 현수막이 나부꼈다.

합동분향소 안으로 들어가니 4주기를 앞두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눈물을 훔치며 영정 앞에 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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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둔 13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의 모습. /연합뉴스

부부가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김기철(48)씨는 "4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희생된 아이들을 생각하면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라며 "합동분향소를 찾아 명복을 빌면 그나마 속죄하는 마음이 들어 자꾸 찾게 된다"라고 말했다.

잠시후 들어선 한 60대 남성은 "시간이 있을때 마다 들렀 명복을 빌었는데 철거가 된다고 하니 아쉽다"며 "분향소는 철거가 돼도 세월호의 아픔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곳 화랑유원지 정부 합동분향소는 세월호 참사 발생 13일만인 2014년 4월 29일 유원지 제2주차장 자리에 연면적 2천400㎡ 규모로 문을 열었다. 
앞서 참사 일주일만인 2014년 4월 23일 인근 단원구 고잔동의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임시 분향소가 마련됐다가 하루 수만 명의 추모객이 몰리자 서둘러 대규모 합동분향소를 조성한 것이다. 

당시 합동분향소 일대에는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손에 국화꽃을 든 추모객의 행렬이 매일 장사진을 이뤘다. 다른 지역의 세월호 분향소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달간 운영하다 문 닫았으나,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는 꾸준히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4년간 자리를 지켰다. 

해마다 개최되는 추모 행사도 이곳에서 진행되면서 합동분향소는 세월호 참사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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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둔 13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미수습자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인양 공식 선언 등을 요구한 유족들의 거센 반발로 추모 행사가 취소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제외하곤 매년 4월 16일 합동분향소에서 '기억식'이 열렸다.

지난 4년간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73만여 명에 달하고, 이들이 쓴 방명록만 1천961권에 이른다. 



특히, 유족들은 합동분향소를 거점으로 이런 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보듬으며 슬픔을 나눠왔다.

합동분향소 앞에 자리한 컨테이너 건물인 가족대기실에는 지금도 매일 유족들이 나온다. 아이들의 영정을 지키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의하기 위해서다. 공방에 둘러앉아 노란 리본 등 추모 물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과이다.

오병환 4·16가족협의회 추모팀장은 "합동분향소는 세월호 참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곳을 떠나는 심경은 비통함 그 자체"라며 "다만 합동분향소 철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안전공원(추모공원)이 들어서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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