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염치(廉恥)

이재규

발행일 2018-04-16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중국 춘추시대 관통한 사상 '예의염치'
수감된 두 전직대통령 발언·행태보며
국민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 아쉬움
김기식 논란도 친정인 참여연대 "실망"


2018041501001259200062461
이재규 사회부장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는 공자(孔子)가 살았던 기원전 700년경부터 시작된다. 춘추시대를 관통하는 사상은 예의염치(禮義廉恥)였다. 예의, 아래 위를 알아보고 존중하고 배신하지 않으면서 정직하게 살라는 뜻이다. 비록 과거이긴 하나 역사는 이에 반하는 자를 어마 무시한 무기로 척결했다.

이명박(MB)과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나란히 수감됐다. 하지만 '정치보복'이라며 인정하지 않는다. 국선 변호인들의 면담도, 검찰의 방문조사도 거부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의 중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비선 실세와 함께 국정을 농단한 '몸통'이자 최종 책임자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사실 18가지 중 16가지를 유죄로 인정했다.

MB 역시 헌정사상 4번째 재판에 넘겨진 전직 대통령이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16개 혐의를 적시했다. 검찰이 본 뇌물수수액만 111억원이 넘는다. 삼성전자에서 대납받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관련 소송비 약 67억7천만원, 국가정보원에서 상납받은 특수활동비 약 7억원, 민간영역에서 받은 불법자금 36억6천만원 등 크게 세 갈래다.

특히 검찰은 "3개월에 걸쳐 수사한 결과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죄 추정의 원칙',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두 전직 대통령은 무죄다. 그러나 최소한 국민들에 대한 염치는 있어야 하지 않나? 검찰 청사 앞 포토라인에서 "참담한 심정"이라 했다. 진정 염치 있는 사과였을까?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과 임기 만료 직전 후원금과 보좌진에 대한 퇴직금 등 여러 논란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회담 '의제'로까지 다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란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며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춰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행위 ▲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 가는 행위 ▲해외출장 중 관광 등 김 원장을 둘러싼 4가지 논란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로 중앙선관위에 공식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돌아가는 흐름을 보면 김 원장은 자리를 보전할 듯 하다는 것이 '낙마'보다 더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친정'인 참여연대가 '김기식 금감원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회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김 원장의 의원 시절 행적에 대해 야당과 언론이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김 원장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누구보다 공직 윤리를 강조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던 당사자였기에 매우 실망스럽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했다.

김 원장은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창립 발기인으로 2002~2007년 사무처장, 2007~2011년 정책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염치가 없음을 몰염치(沒廉恥)라 했다.

/이재규 사회부장

이재규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