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UP'을 가다·27]버려지는 재료들로 '친환경 제품' 만드는 제영산업

쓰레기의 진화 '바이오 플라스틱'

이원근 기자

발행일 2018-04-17 제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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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소각 안되는 현수막 보면서 사업 준비
잣껍데기·전분등 조합 '분해되는 플라스틱'
열 가할때 바이오매스 타지 않게 제어 필요
창업 5년도 안돼 10여개 특허등 기술력 인정
바다 오염 막는 '분해성 어구' 등 대표 제품
자체 개발 '산화생분해제'로 수출길도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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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동일하게 제품을 만드는 것은 가격 경쟁 밖에는 되지 않아요."

한신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자리잡은 제영산업 홍승회 대표는 제영산업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창업한 제영산업은 5년도 안돼 10여개의 특허와 각종 ISO인증을 받으며 업계에서는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도 유망환경기업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지난 1월 대한적십자사와 사회공헌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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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일회용 접시
제영산업의 주력 아이템은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화학적 에너지로 사용되는 생물을 뜻하는 바이오매스(BioMass)를 활용해 만든 플라스틱이다.

바이오매스를 일정량(20∼25%) 함유하고 있어 토양에서 서서히 분해되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친환경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홍 대표가 처음부터 바이오플라스틱에 눈을 돌렸던 것은 아니었다.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몸 담았던 그는 2000년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아파트 알뜰시장에서 생활자기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는 2014년 제조업으로 사업의 방향을 바꾸게 됐다. 그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며 "이왕 사업을 시작한 만큼 직접 물건을 만들어서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창업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제영산업의 첫 번째 아이템은 버려진 플라스틱을 원료로 바꾸는 사업이었다. 하지만 곧 위기를 맞았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재생원료가 일반 원료보다 가격이 높아지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홍 대표는 우연히 버려져 있는 현수막에 눈을 돌리게 됐다.

홍 대표는 "현수막들은 매립이나 소각이 안된다는 얘기를 공무원들로부터 들었다"며 "그 얘기를 듣고 '녹는 현수막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을 가다 제영산업
창업 5년도 안돼 10여개의 특허와 각종 ISO인증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제영산업의 홍승회 대표.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제영산업의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에 대해 홍 대표는 '쓰레기와 쓰레기를 조합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잣 껍데기, 전분, 거름과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함께 조합해 분해되는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홍 대표는 "제품을 만들 때 잣 껍데기 등을 분말로 만들어 플라스틱과 섞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바이오매스가 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열을 가할 때 플라스틱은 200℃ 가량에서 녹는 반면 바이오매스는 80℃ 정도면 타버리기 때문에 바이오매스가 플라스틱과 같은 정도의 온도에서 녹을 수 있도록 제어를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 플라스틱은 일회용 접시, 도마, 쟁반 등 다양한 형태의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탄생된다. 제영산업은 색상 전문가를 통해 제품에 다양한 색을 입히는 기술도 확보해 다양한 제품 생산에 나서고 있다.

홍 대표는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출', '압출', '브로워' 등 기술이 필요한데 현재 우리 회사의 기술력은 3가지 방식 모두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가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제영산업의 제품 중 눈에 띄는 것이 '분해성 어구'다. 해양수산부 전국과제로 시작된 이 사업은 폐어망과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새로운 어구를 만드는 사업이다.

일반 플라스틱 어구는 물속에서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분해성 어구를 사용하면 일반 플라스틱보다 바다 속에서 분해가 쉬워 친환경 제품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제영산업은 지난해 재선충병으로 고사하는 나무를 친환경 합성 목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재선충병은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며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이 병에 걸린 나무는 수년간 독성 약품으로 훈증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강도가 약해져 그동안 목재로도 활용할 수 없었다.

홍 대표는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화학적 훈증제 대신 피해목을 미세분말로 분쇄해 목재에 남아있는 재선충을 없애는 방법을 찾았다"며 "분쇄된 목재는 잣 부산물과 폴리에틸렌과 섞어 친환경 합성목재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제영산업은 해외 수출길도 개척해가고 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산화생분해제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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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친환경 유아용 식기·친환경 캠핑용 슬라이스 도마·친환경 잣 피 데크

산화 생분해제는 플라스틱의 고분자 구조를 저분자 구조로 바꿔주는데 자연적으로 보다 쉽게 분해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홍 대표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낙타 등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산화 생분해제를 사용한 제품을 허용하고 있다"며 "두바이에서 관련 업무를 논의 중이다. 싱가포르에서도 국제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에서는 2020년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되면서 바이오매스와 산화생분해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제영산업은 전년대비 30% 성장을 이뤄냈고 올해는 100%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혼자였지만 이제는 10명의 직원과 함께 할 만큼 짧은 시간 내 많은 성과를 냈다.

홍 대표는 "지난해부터 발주량이 넘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업의 규모를 점차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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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산업은 친환경 유아 용품 개발, 프랜차이즈 매장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홍 대표는 "꾸준한 연구 개발이 우리 회사의 특징"이라며 "남들이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준비하려고 한다"며 "남들과 같은 상품은 가격 경쟁 밖에는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앞만 보면서 뛰어왔다"며 "국내에서 '바이오 플라스틱 제영산업'이라는 명성을 들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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