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인천시립교향악단 제372회 정기연주회 '슈만'

낭만적 선율·안정적 음색 '봄을 닮은 무대'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8-04-17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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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악단 프로필_연주사진
인천시립교향악단 연주 모습.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격렬한 첫마디로 시작한 만프레드 서곡
즉흥적인 열정보다 충실하게 음 구현해
리듬감 돋보인 김다솔의 '피아노 협연'
객원지휘자 이병욱과 만족스러운 호흡
새의 지저귐같은 목관소리 즐거움 더해


인천시립교향악단(이하 인천시향)은 제372회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을 꽃이 만개한 절기에 맞춰 낭만적이며 매력적인 감성으로 가득한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의 작품으로만 구성했다.

예술감독 자리가 공석인 인천시향은 지난 13일 저녁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이번 연주회에 객원지휘자로 이병욱을 초청했다.

'만프레드 서곡 Op 115'의 격렬한 첫 마디에 이어 느린 서주가 펼쳐졌다. 제 1주제가 발전하기까지 이병욱의 손끝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오랜 시간 같이한 지휘자와 악단의 관계가 아니어서인지 지휘자는 긴 프레이즈의 악구를 지양했다.

때문에 '즉흥적 열정'보다는 충실하게 한 음 한 음을 구현했다. 청중이 아닌 단원 입장에서 본다면 이 같은 모습은 지휘자가 친절하게 단원들을 이끌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특히 명쾌한 바통 테크닉과 주요 부분에서 반박 정도 예비 박을 두면서 오케스트라의 일치된 모습을 강조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서곡'임을 감안할 때 다음 프로그램들을 기대하게 만든 연주였다.

슈만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인 'a단조 Op 54'가 김다솔의 협연으로 이어졌다. 이 작품은 슈만 특유의 '환상곡풍의 협주적 완결체'로 평가받는다.

피아노 독주에 오케스트라가 반주하는 당대 협주곡 형태가 아닌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오케스트라는 피아노에 종속되지 않는다. 슈만을 잇는 브람스의 협주곡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김다솔과 인천시향도 이 부분에 집중했다.

1악장 전개부의 호른과 어우러지는 피아노의 경과구에서 호른의 강세가 다소 강해서 피아노의 음이 다소 묻히는 순간이 있었지만, 탄탄한 목관의 색채를 기반으로 연주가 이어질 수록 오케스트라 전체가 수연을 보여주며 곡을 주조했다.

1악장 카덴차에서 여실히 드러났지만, 김다솔의 연주는 정확한 리듬감이 수반된 안정된 테크닉으로 낭만적 선율을 잘 드러내 주었다. 이와 어우러지는 이병욱과 인천시향의 사운드도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예열을 마친 이병욱과 인천시향은 이날의 메인 프로그램인 슈만의 '교향곡 1번 Op 38, 봄'에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말러 음악에 나타나는 삶과 죽음의 이중성(Ambivalence)은 슈만의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조울증을 앓은 슈만은 이 작품에서도 부제로 '봄'을 달았지만 마냥 화창하고 꽃이 만발한 '봄'은 아니다.

1악장의 환희는 서정적 간주에 섞여 이내 희미해지는 등 슈만이 고전적 교향곡 형식으로 발표하기 전에 붙였던 '봄의 시작'으로 고스란히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이병욱과 인천시향은 작품 전체의 흐름인 봄의 시작에서 마지막 전원의 축복까지의 전체를 구축해놓고 세부적으로 묘사해 나가는 형태로 작품을 주조했다.

약동하는 봄의 이미지를 안정적 음색으로 그려낸 첫 악장에 이어 느린 악장에서도 쉼 없이 간섭하는 보조 음형들을 통한 흥분을 무난히 표출한 인천시향은 스케르초 악장도 적절한 리듬감으로 표현했다.

마지막 악장의 멀리서 들리는 호른과 새 소리를 연상시키는 목관의 음색도 적절해서 작품을 감상하는 데 즐거움을 더해줬다.

밝고 힘찬 코다로 마무리된 이날 연주에 청중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병욱과 인천시향은 청중의 어이지는 커튼콜에 그리그의 '두 개의 슬픈 선율 Op 34' 중 두 번째 곡인 '라스트 스프링(Last Spring)'을 들려주며 '봄'의 향연을 마무리 지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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