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매화梅花

권성훈

발행일 2018-04-17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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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게 겨울을 비집고

봄을 점화點火한 매화



동트는 아침 앞에

혼자서 피어 있네



선구先驅는 외로운 길

도리어 총명이 설워라.

이호우(1912~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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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매화(매실)나무는 꽃에 집중하면 매화나무가, 열매에 집중하면 매실나무가 된다. 또한 매화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에 의해 일찍 피면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피면 '동매(冬梅)', 눈 속에 피면 '설중매(雪中梅)'로 불린다.

"아프게 겨울을 비집고" 나와 '봄을 점화點火'한 매화는, 그 이미지로 보아 홍매로 현현된다. '고결한 매화'의 꽃말처럼 새벽을 여는 시대의 선구자로서 동트는 아침, 외로운 길을 고독하게 피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 뒤에 오는 잎에게, 또 뒤에 오는 열매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하여, 자신을 소복이 매달고 있다.

오늘 아침 기품 있게 피어난 매화를 올려다보면 영원히 가질 것 같은 욕심 많은 인생길이 한 없이 초라해 진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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