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엇보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먼저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4-19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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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평창 동계 올림픽 이전만 해도 한반도를 감쌌던 '위기론'은 언제 그랬냐는듯 화해 분위기로 급변했다. 남·북·미 관계에 큰 변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북한 비핵화'로 시작된 대화는 몇 단계 건너 뛰어 '평화협정 체결' 논의라는 획기적인 국면으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진전 속도가 너무 빨라 정상회담도 하기 전에 미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될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가 지난 부활절 주말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우리 정부에 통보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사실상 북미 정상간 '최고위급' 간접대화가 이뤄진 셈이다. 남북 정상회담 전에 미·북 간의 고위급 대화가 열렸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18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안보 상황을 궁극적으로 평화적인 체제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하나의 방안으로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꿀 수 있는 방법,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혹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방편으로 평화 체제 전환을 선택한 것이라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휴전을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미·북 수교와 불가침 조약 체결 그리고 미군철수를 수없이 주장해 왔다. 우리는 지난 1991년 노태우 정부 때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천명한 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잊지 않고 있다. 당시 남한에 있는 전술핵을 모두 폐기했지만 오히려 북한은 그때부터 핵을 보유하기 위해 골몰했고 결국 지금에 이르렀다.

비정상적인 휴전체제를 끝내고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람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7월 독일 베를린 연설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 종전과 함께 관련국들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될 때 가능한 일이다. 문서와 구두로만 비핵화를 선언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남북 정상회담 결과물을 의식해서였다면 더더욱 안될 일이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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