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출사기형 '업(UP)계약서' 실태 철저한 조사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4-20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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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가구 이하의 신축빌라 분양시장에서 업계약서 작성 관행이 횡행하면서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돼 관련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하다. 업계약서는 청문회 단골메뉴인 부동산 다운계약서와 반대로, 부동산거래 신고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적는 불법 허위계약 행위다.

경인일보 보도(4월 19일자 1면 보도)에 따르면 거리 곳곳에서 쉽게 마주치는 '신축빌라 실입주금 1천만~2천만원'이라는 광고 현수막의 배경에 업계약서의 '불법과 허위의 계산법'이 숨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령 1억5천만원짜리 신축빌라를 사면서 계약서를 2억원으로 작성하면, 1억4천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1천만원이면 집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분양가의 70%까지 가능한 주택담보대출 제도를 이용한 불법행위이다. 빌라 분양에 혈안이 된 업자들이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을 이용해 소비자와 대출 금융기관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다운계약서는 매매 당사자간의 탈세에 활용된다. 따라서 적발해 징벌적 세금환수로 대응하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업계약서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를 유발한다.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부풀린 계약서로 대출받은 소비자들은 대개 현금보유 능력이 부족한 서민들이다. 금리변동에 따라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 금융기관은 부실채권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 최근 3년간 수도권에만 빌라 2만4천여동이 신축된 점을 감안하면 담보대출 규모는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허위계약서를 통한 금융대출은 사기에 해당하는 범죄인데, 피해는 서민과 금융권은 물론 그 여파에 따라 전체 국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다.

물론 현행법으로도 업계약서 작성이 적발되면 집값의 최대 5%의 과태료뿐 아니라,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무거운 처벌에도 업계약서가 횡행하는 것은 30가구 미만의 신축빌라는 지자체의 분양승인 규제를 받지 않아서다. 규제와 감시가 소홀해 업자들이 사기대출을 전제로 1천만, 2천만원 짜리 빌라를 시장에 마구 쏟아내는 동안 업계약서 적발 건수는 지난해 391건(681명)에 그쳤다. 국토부는 신축빌라 분양시장 전반을 전수조사하고,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30가구 이하 공동주택 대출현황을 실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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