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꽃은 훈장

권성훈

발행일 2018-04-24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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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훈장이다.

하느님이 인류에게 내리신 훈장이다.

산야에 피어 있는 꽃의 아름다움.



사람은 때로 꽃을 따서 가슴에 단다.

훈장이니까 할 수 없는 일이다.

얼마나 의젓한 일인가.



인류에게 이런 은총을 내린 하느님은

두고두고 축복되어 마땅한 일이다.

전진을 거듭하는 인류의 슬기여.

천상병(1930~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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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가슴에 꽃을 따서 달지 않더라도, 꽃이 저절로 마음에 꽂히는 비오는 봄날. 군데군데 피어난 한 무리의 꽃들이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입가에 번식한다. 꽃은 그대로인데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꽃과 같은 미소로 울긋불긋 피어난다. 너도 나도 꽃이 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향기로운 꽃밭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이 인류에게 내리신 훈장"이 아니겠는가. 자신이 꽃인 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은 꽃을 꺾듯이 타인을 복종하게 만들면서 자신도 시들어 버리지만, 자신이 꽃인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을 순종하며 서로에게 씨앗을 남기게 될 것이다. 봄비는 그것을 믿는 우리에게 '두고두고 축복되어' 내리는 '하느님의 은총'을 기억하라는 말씀이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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