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강 하구 철책선 걷어내자

고양시는 최근 한강하구 군 철책선 일부를 제거하고 일반에 공개했다. 한강변 행주대교부터 김포대교까지 2.3㎞ 구간으로 47년 만에 철책을 걷어내게 됐다. 시는 앞서 지난해 행주대교 부근 철책선을 제거한 뒤 외래식물이 뒤덮였던 고양시정연수원 앞 한강변에 역사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 공원은 하루 3천여 명이 찾는 새 명소가 됐다. 시는 철책선을 걷어낸 자리에 자연환경을 복원해 온전한 생태계를 갖춘 공원의 모습으로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남북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철책선이 사라지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물론 군 당국도 철책선을 제거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고양시 관내 한강하구에는 여전히 12㎞가 넘는 철책선이 남아 있다. 한강 남쪽 김포시 관내 수변지역에도 9.7㎞의 철책선이 설치돼 있다. 이들 지자체는 2010년대 초부터 철책선을 제거하는 사업을 벌였지만 기술적인 문제와 지자체-납품업체 간 법적인 다툼이 벌어지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김포시의 '한강하구 철책제거에 따른 감시 장비 구매 설치 사업'은 납품된 탐지장비가 군 성능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고양·김포지역의 철책 제거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김포시는 현재 납품업체와 계약해제를 놓고 5년째 법정공방 중이다.

철책선 제거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한강 하구 김포대교 아래 지점에 설치된 신곡 수중보(높이 2.4m, 길이 1천7m)를 더 아래쪽인 일산대교 밑으로 옮기자는 제안은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수위가 높아지면 시민들의 불안을 덜 수 있고, 김포~일산대교 구간 철책 철거가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지난 2006년 군 당국이 승인한 한강 하구 철책 제거사업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은 답답한 노릇이다. 사업 중단 이유가 단지 감시 장비 문제 때문이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며칠 뒤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평화협정 체결과 종전선언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있는 철책선을 걷어내 한강의 아름다운 자연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철책선을 제거한 자리에 온전한 자연환경이 복원된 수변누리길을 조성하겠다는 고양시의 구상이 빨리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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