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진망공처: 참과 거짓이 함께 있는 곳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8-04-26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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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벚꽃이 다 지려한다. 꽃이 나고 지는 현상을 영상으로 찍어서 시간을 천배 정도 느리게 필름을 돌리면 그것이 우리 인생이 나고 지는 시간과 엇비슷할 것이다. 짧은 시간도 길게 보면 길고, 길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순간인 것이 무상한 세월인가 보다. 바다의 포말(泡沫)을 느린 속도로 보아도 그럴 것이다.

꽃은 왜 피며 왜 질까? 이런 질문은 생물학적인 질문이 아니라 철학의 근본문제인 생사의 질문이다. 생멸에 관한 물음이다.

불교 선종의 육조 혜능은 '내'가 태어나는 문제에 대해 두 가지로 답하였다. 먼저 내적 원인으로 생념(生念)을 들었는데 생념(生念)이란 나오고자 하는 생각이다. 태어남은 나오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하나는 외적 인연인 생연(生緣)을 들고 있다. 이렇게 생념(生念)과 생연(生緣)이 갖추어지면 '나'라는 존재로 여기는 의식(意識)이 갖추어져 생명활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래 생멸이 없는 진아(眞我)와 그것을 잊고 생멸에 끌려 다니는 가아(假我)가 함께 있는 곳을 마음(心)이라 하였다. 인간이 끊임없이 생사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며 고민하는 추동력도 이 때문일 것이다. 참과 거짓이 함께 있는 곳, 우리네 마음에 관한 성찰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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