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벌 '갑질'을 근절해야하는 이유

경인일보

발행일 2018-04-26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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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우리나라 재벌 2, 3세들의 거듭된 일탈 행위에 대한 분노와 함께 재벌가의 독단적 기업 경영도 청산되어야 할 고질적 관행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재벌가의 갑질은 한국 사회가 용인해온 뿌리깊은 관행이다. 한국의 기업은 정경유착의 환경에서 성장해왔다. 수출목표 달성과 같은 외형적 성과 중심으로 금융혜택이나 정책적 인센티브를 부여해온 산업정책이 기업의 독점과 정경유착 속에 성장한 재벌과 재벌총수의 가족들에게 기업 운영의 공정성이나 사회적 책임 대신 특권의식만 남긴 것이다.

대한항공도 정부의 특혜나 지원 속에서 성장해왔지만 조양호 일가는 사유물처럼 여기고 있다. 이들에게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항공기는 총수일가의 전용기이자 해외 직구 수송선이었으며 항공사 승무원들은 개인이 고용한 심부름꾼이었다. 총수일가의 비행기 탑승에 대비한 50여 종의 별도 매뉴얼까지 만들게 했다고 하니 그 위세는 가히 황제급이다. 기업 자산의 사유화는 사실상 횡령이며 관세포탈, 밀수의 수단으로 이용해 온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이다.

갑질은 기업 운영의 적폐이다. 4차산업혁명의 도전, 소비자 중심의 경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직원들에게 갑질하는 경영진들이 고객들에게 친절할 리 없다. 인성도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2, 3세들에게 기업 경영까지 상속하는 것은 자해행위에 가깝다. 실제로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비롯한 조 회장 일가의 갑질 전횡으로 기업 이미지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재벌3세들 가운데 일부는 경영능력이나 교양과 인성 지도자적 자질을 갖추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금수저' 출신의 특권의식에 젖어 있다. 공감 능력과 배려심의 부족, 독선적이고 자아도취적 성격 때문에 조직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들의 갑질이 부하직원의 인권을 유린하는 것도 범죄이지만 독단적 기업 운영으로 인한 기업 부실화가 초래된다면 사원들의 생존권 문제로, 경우에 따라 그 파장은 사회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상습적으로 '갑질'하는 오너들을 기업 경영에서 분리시킬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이번 기회에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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