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반도 대전환 시기 성숙한 자세로 맞아야

4·27 남북정상회담과 그 결과로 선포된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가 대격변의 시대에 진입했다. 곧 이어질 북미회담에서 북핵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결정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남북관계가 전례 없는 국면에 접어든 사실과 국면전개의 방향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전망 만큼은 확실해졌다.

역사적 대전환의 시기에 직면한 국가와 민족으로서 대한민국은 격변의 시기에 임하는 엄숙한 태도와 변화의 전개를 관리하는 신중한 태도로 국론을 관리하는 성숙한 의지로 우리 내부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정상회담 직후의 우리 정치, 사회의 모습은 역사적 대세를 진영논리에 갇힌 정쟁의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있어 걱정이다.

남북정상회담 당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며 지지한다는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대변인 논평에서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핵포기 의사를 발견할 수 없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완전한 비핵화의 명문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비핵화 실행방안을 요청하는 당 입장을 공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당의 지지와 성원은 남북관계를 주도할 동력이고, 야당의 염려와 요청은 향후 한반도 다자외교에 활용할 지렛대이다. 지금쯤 대통령과 여야지도부가 회동 일정을 잡아 소중한 지지와 걱정, 요청을 수렴하고 통합해 역사적 상황을 관리할 지혜를 모으는 수순을 밟아야 맞다.



하지만 지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SNS에 올린 "판문점 선언은 남북 합작 위장 평화쇼"라는 발언을 두고 질 낮은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홍 대표의 발언은 그가 보수정당의 대표라는 점에서 한없이 가볍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남북정상의 합의가 미진하다는 보수진영의 걱정을 대변하려면, 역사적 상황에 부합하는 형식과 언어를 구사해야 옳다.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SNS에 "홍 대표는 대한민국을 떠나시라"며 자유한국당을 분단과 대결을 자양분 삼아 권력을 유지해온 적폐세력으로 규정한 것 또한 과하다. 홍 대표의 개인발언을 보수정당 전체의 의견으로 일반화해 북핵문제의 선제적 해소를 진지하게 요청하는 보수진영 걱정을 조롱한 것으로 보여서다. 모두 역사의 대세에 직면한 유력 정치인의 언행으로는 부적절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한다. 이념과 계층과 세대를 떠나 국민 모두 당사자다.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여론을 수렴해 낯선 길의 방향을 잡는 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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