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기초의원 공천과 풀뿌리 민주주의

김명래

발행일 2018-05-0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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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공천이 만사'라는 흔해 빠진 말이 돌고 돌아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것이 기초 의원 공천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일선인 군·구·시의원에 나설 대표 주자를 뽑는 일인데, 능력과 실력이 공천 여부를 좌우하지 못한다. 현역 국회의원, 지역위원장의 입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천 잡음이 늘 있는데, 양대 정당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특별할 게 없다. 자유한국당의 공천 구태도 여전하다.

어떤 사람이 기초 의원 후보로 선택되고 있을까.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예산 심사에 앞서 방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검토하고 회의 석상에 들어가는 기초 의원 A가 있다고 치자. 예산 심사가 열리기 전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이 지역구 행사 참석이 예정돼 있다고 가정해 보자. 기초 의원 A가 "중요한 의사 일정을 앞두고 있어 '국회의원 의전'이 어렵다"고 의원실에 얘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다음 공천 탈락이 뻔하다. 실제 기자가 그동안 만난 민주당, 자유한국당 등 양당 소속 군·구의원들 중 상당수는 국회의원 또는 원외 지역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고 있다고 말했다. 공천권자에게는 수족(手足)이 필요하다. 누가 더 자주 공천권자의 손발이 돼 일했는지가 '공정한 평가'를 위한 척도다. 일꾼은 눈에 보일 리 없다. '기초의회 폐지론'이 잊을만할 때마다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어찌 보면 우리는 아직껏 제대로 된 기초 의회를 구성해 본 적이 없다. 구의원을 수년 간 해도 기초 의회의 기능과 역할조차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인천의 경우 민선 7대 기초단체장들 기초 의원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점을 되짚어봐야 한다. 그래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 필요하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대하겠다면, 그 출발점은 기초 의원 공천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을 올려놓고 유권자에게 선택의 책임을 떠넘겨서 되겠는가.

/김명래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problem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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