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

김영준

발행일 2018-05-0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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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졌어도 예정된 회식으로 선수 위로
중요한 게임 지친 주전들 엔트리서 제외
NBA 샌안토니오와 감독의 롱런 비결은
'소통'이란 테마로 구성된 '원팀'이기 때문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미국 프로농구 NBA 플레이오프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8개 팀만이 살아남아 2017~2018시즌 우승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를 연고지로 하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1승4패로 시리즈를 내주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팀의 간판인 카와이 레너드가 부상으로 정규 시즌에 9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샌안토니오는 47승35패를 거두며 서부콘퍼런스 7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팀의 제1 옵션'으로 평가받는 그렉 포포비치(69) 감독마저 플레이오프 1라운드 3차전을 앞둔 시점에 부인의 별세로 팀에서 이탈했다.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진군은 멈춰 섰지만, 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가 지난 22년간 이뤄온 것들에 대한 평가는 절하되지 않는다. 포포비치와 샌안토니오는 1998~1999시즌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 마지막 우승까지 NBA 파이널에 6회 진출해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1996년 부임해 프로팀 감독 경력은 오로지 샌안토니오 뿐인 포포비치 감독은 한 팀에서만 '올해의 감독상'을 3차례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

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은 '원 팀(One Team)'으로 요약된다. 지난 3월 출판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대니얼 코일 저·박지훈 역·웅진지식하우스 刊)에서 기술된 일화는 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을 잘 보여준다.

2013년 6월 18일, 시즌 파이널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3승2패로 앞선 샌안토니오는 6차전 경기를 가졌다. 경기 종료까지 28초 남은 상황에서 5점 차로 앞서던 샌안토니오가 통산 5번째 패권을 차지할 것으로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의 3점슛과 함께 5점 차를 만회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연장 접전 끝에 103-10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팀의 간판인 토니 파커는 눈물을 보였고 팀 던컨도 주저앉아버렸다. 감독의 불호령 속에 숙소로 돌아갈 것을 예상한 선수들에게 포포비치 감독은 "우리 가족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식당에 모이세요. 예정대로 회식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식당에 도착한 포포비치 감독은 선수들을 농담과 웃음으로 맞았다. 함께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은 패배를 마음속에서 밀어냈다. 비록 7차전에서도 패하지만, 당시 선수들은 화합을 통해 우리가 최고의 팀임을 확인했다고 돌아본다.

샌안토니오와 마이애미는 다음 시즌 파이널에서도 맞붙었고 샌안토니오가 4승1패를 거두며 5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가 롱런한 비결을 꼽자면 '소통'과 '감독의 장기적 안목' 등을 꼽을 수 있다. 던컨은 2005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소통'은 우리 팀의 테마"라고 말한 바 있다. 포포비치 감독은 2012~2013시즌 마이애미 전에서 던컨과 지노빌리 등 핵심 선수들을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주축 선수들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NBA 사무국과 데이비드 스턴 당시 총재는 분개했다. 하필 전국에 중계되는 큰 경기에 알짜들이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사무국은 25만달러의 벌금을 물렸지만, 포포비치 감독은 "다시 그런 일이 생겨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단 볼이 토스되는 순간부터는 전혀 다른 내용, 다른 상황의 경기가 펼쳐진다. 매년, 매 경기가 그랬다. 그러므로 과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2013년 파이널 직전 인터뷰 中)고 피력한 포포비치 감독과 샌안토니오의 다음 여정이 궁금하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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