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수요예측 실패가 부른 학부모 갈등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01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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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라국제도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지난달 27일 인천시교육청의 학구 조정에 반대한다면서 집회를 열었다. 오는 10월에 1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단지에 입주가 시작되는데 그곳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전학하게 되면 학생 수가 너무 많아져 '콩나물 교실'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10월에 입주를 시작하는 이 아파트 사업 시행자는 지난 2015년 분양 당시 입주민의 초등학교 자녀를 학교 인근의 기존 학교에 다니도록 인천시교육청과 협의했다고 한다. 이 협의 내용대로 통학 구역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서 학부모들이 반대 시위를 한 거였다.

문제가 불거진 이 아파트 단지 부근에는 2곳의 초등학교가 있는데 1곳은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5.8명이고, 또 다른 학교는 30명이 넘는다. 2곳 모두 인천 평균 23.7명을 웃돈다. 이들 학교 학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를 들어가 보면, 이미 자신들의 아이들이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2곳의 학부모들이 서로 새로운 학생들을 받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갈등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하는 학부모들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기존 2개교 학부모들과 새로 입주하는 학부모들, 이렇게 3개 파로 나뉘어 초등학교 배정을 놓고 싸움이 벌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된다. 기존 학부모들은 서로 새로운 학생들을 안 받으려 하고, 입주민은 어떻게 하든지 아이들을 새 아파트와 가까운 학교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이 때문에 고민이 깊기는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반응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분양 시점에서 학생 수용 여건을 고려해 학생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내 아이가 학생 수가 적은 넉넉한 환경에서 공부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은 똑같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천지역은 신도시와 구도심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있다. 신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학교도 몰린다. 구도심에서는 사람도 떠나고 학교도 떠난다. 구도심에서는 학교가 신도시로 떠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인천시와 교육 당국은 신도시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때 좀 더 면밀한 조사를 거쳐 기존 학부모들과 새로 들어올 학부모 모두를 충족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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