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근로자의 날이 더 서러웠던 근로자의 현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02 제2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지난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및 노동자 지위 향상과 세계 각국 노동자들의 연대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날 전국에서는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기리고 노동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근로자들은 법정 휴일을 맞아 친목 체육행사에 참여하거나 등산, 여행 등 취미활동을 즐기며 모처럼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이날 공무원과 우체국 직원, 교사 등 일부 직종은 정상 출근했다. 법정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체에 다니는 근로자들도 상당수 출근했다. 이 경우 평상시 임금의 250%를 지급받게 된다. 근로임금 100%에 유급임금 100%, 여기에 휴일근로수당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5인 미만 근로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이들은 유급임금과 근로임금은 받지만 휴일근로수당은 받지 못한다. 같은 근로자인데도 회사규모에 따라 또다른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소상공인 보호 등을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만 적용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업체의 부당한 행위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이유다. 노동전문가들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시급하고도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정치권과 정부라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련법 개정과 보완에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발의된 법률 개정안들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제정된 근로자의 날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근로자의 40%가 근로자의 날에 일하고 수당도 못 받는다고 한다. 근로자의 날에 근로자가 더 서러운 시스템이라면 이는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근로자라면 이날 쉬어야 하고, 출근을 했다면 남들처럼 적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남들 노는 날에 출근하는 것도 서러운데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보상마저 차별받는 건 근로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다. 수원시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필수요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쉬도록 했다고 한다. 민원부서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도 이참에 근로자의 날을 법정 공휴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