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 동맹 흔드는 문정인 특보의 가벼운 처신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0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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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외교 안보 특보의 가벼운 처신이 또 말썽이다. 문 특보는 지난달 30일 미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의 길' 기고 글에서 "평화협정이 서명되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될 것인가. 더 이상 한국 주둔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와 관련해 보수층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문 대통령은 중요한 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문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하는 특보가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론을 서슴없이 꺼낸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문제다.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는 등 모처럼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 특보의 발언은 마치 주한미군 철수를 공론화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들게 한다. 문제가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다.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미 동맹 균열을 부채질하는 문 특보의 위험천만한 언행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또는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드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이게 동맹이냐. 그런 동맹을 어떻게 믿느냐"면서 미국을 자극했다. 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창설계획에 대해서도 그는 "수령을 참수한다고 하면 북한이 가만 있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송영무 국방장관도 "상대해선 안 될 사람"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 "특보가 아닌 것 같아 개탄스럽다"고 말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

문제는 문 특보가 위험한 발언을 할 때마다 누구도 그의 말을 개인 발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보라는 자리 때문에 누구는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단정하고, 누구는 '짜여진 각본'에 따른 발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그의 발언은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모두 맞아 떨어졌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라 해도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쉽게 논할 사안이 아니다. 문 특보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싶다면 특보 자리를 내놓고 학교로 돌아가는 게 맞다. 문 대통령이 왜 이런 사람을 특보로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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