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리부재가 방치한 산업폐기물 농지성토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04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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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에 산업폐기물을 불법 성토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아끼려는 업체와 저렴한 비용으로 농지를 성토하려는 토지주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염물질을 포함한 성토재의 성격상 농지훼손, 지하수 오염 등 환경훼손이 심각해 인근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그치질 않는다. 문제는 무기성오니를 비롯한 산업폐기물을 활용한 불법 농지성토를 관리할 법적 제도에 허점이 많고, 이에따라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가 혼란스러워 효과적인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경인일보의 최근 연속보도는 이같은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근 용인 소재 한 골재회사는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사업폐기물인 무기성오니 수천t을 상수원보호구역인 여주시 농지에 수년에 걸쳐 불법으로 복토했다. 이 골재회사는 폐기물 처리업체에 책임을 돌리며 원상복구를 약속했다. 그러나 여주시는 이미 이 골재회사가 또 다른 인근 농지에 무기성오니를 매립한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 1월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한 상태였다. 행정명령 및 과태료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도 또 다른 장소에서 폐기물 불법처리를 자행했던 셈이다.

이 골재회사는 광주시에서 같은 불법을 저질러 지난 3월 과태료 500만원 처분을 받은 것은 물론 최근에는 용인시의 한 관광농원 개발예정지에 무기성오니를 성토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가막힌 일은 여주시와 광주시가 무기성오니를 사업장폐기물로 판단해 불법성토에 대해 원상복구 및 과태료 처분을 내린 것과 달리, 용인시는 2016년 개정한 폐기물관리 조례로 무기성오니의 성토재 활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 웃기는 일은 용인시 안에서도 부서별로 해석이 다르다는 점이다. 건축부서 관계자는 개정 조례에 따라 무기성오니는 성토재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업부서 관계자는 조례와 상관없이 농원조성에 부적합한 무기성오니는 성토재가 아니라는 해석에 따라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에 들어갔다. 정부의 입장도 다르다. 무기성오니의 농업용 사용의 합법성을 놓고 국토와 환경부가 협의중이라니 그렇다.

사정이 이 정도면 골재회사의 무기성오니 농지성토가 불법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용인시 조례의 해석이 맞다면 골재회사가 억울한 것이고, 여주·광주시의 과태료 부과행정이 맞다면 경기도 여기저기에 폐기물 불법성토를 상습적으로 벌인 골재회사를 엄벌에 처해야 옳다. 정부는 무기성오니 관리행정 부재상황을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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