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군포로들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

박정현

발행일 2018-05-11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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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조국을 그리워하던
北에 계신 국군포로 모셔오고
유해를 찾아 현충원에 안장하고
현재 생존한 29분에 대해
우리의 진정한 영웅으로 예우하길


박정현
박정현 수원대학교 겸임교수·사단법인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장
살다 보면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지만 생각할 때마다 심장까지 아려오는 분들이 계시니, 바로 '국군포로' 들이다.

6·25 발발 70여년이 다 되도록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하늘만 뻥 뚫린 탄광촌에서 진폐증으로 녹아버린 가슴을 쓸어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군번과 고향 집 주소를 외우고 또 외우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그래서 쉬이 눈도 감을 수 없는 국군포로 수 만 명의 이름 한자, 한자가 인두로 지져낸 듯 단단히 우리의 심장에 옹이 박혀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서 단 한 분이라도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국군포로를 모셔올 때 비로소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겠는가?

북한에 억류된 7만명 이상의 국군포로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겪은 고충은 필설로는 다 할 수 없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아픔.

북한 광산에서 수년간의 강제노역으로 인한 학대를 우리 모두는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북한에서 국군포로들은 북한 땅에서 강제 결혼에 의해 태어난 자식들이 겪는 학대를 지켜보아야 하는 것 자체가 가슴 아픈 일이다.

1994년 조창호 소위가 탈북하여 고국에 돌아온 이후 80여명의 국군포로들이 탈북하여 조국 대한민국으로 돌아왔으며, 또한 국군포로들의 자녀들도 수백 명이 탈북해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남한의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기에는 여러모로 난관이 많다. 또한 아직도 북한에 남겨진 국군포로들이나 그들의 자녀들은 계급사회인 북한 땅에서 최하위 성분으로 남겨져 하루하루 고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같은 북한 정권의 인권 부당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며 세대를 거쳐서 지속되어오고 있다.

6·25전쟁에서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였을 때 "조국을 지키라"는 대한민국의 절박한 절규에 호응, 목숨을 걸고 조국과 겨레를 지켰던 분들이 바로 참전용사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적지않은 수의 국군이 불운의 포로가 되어 평생을 동토의 북한땅에서 갖은 핍박과 멸시 속에서 오직 조국으로부터 구호의 손길을 학수고대하며 살아가다 한 많은 삶을 마감했을 것을 생각하면 실로 가슴이 아프다.

국군포로들이 오늘날까지 못 돌아오는 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지만 요약하면, 첫째는 포로교환 조건인 '자발적인 의사에 맡긴다'는 'Voluntary Repatriation'이 적에게 역이용 당한 것이고, 둘째는 UN군의 주축인 미국의 국내외 사정이 적의 허구를 끝까지 추궁할 수 있는 형편이 못 되었고, 셋째는 우리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모두가 이 포로문제를 피안의 불 보듯 했다는 점, 넷째로 공산측은 처음부터 국군포로는 가능한 많이 잡아두겠다는 심산이었다는 것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65년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일로부터)간 대한민국은 전 세계 법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국군포로의 한 맺힌 영혼을 위로하고 유해라도 모시고 와서 그 영령이라도 위로해 드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고 외면하기만 했다.

이제 한반도에 훈풍이 불고있다. 4월 27일 김정은이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전세계의 눈이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다.

이 때에 가장 먼저 그동안 조국을 그리워하던 국군포로를 모셔오고 유해를 찾아 현충원에 안장하고, 현재 생존해 계신 29분의 국군포로들을 우리의 진정한 영웅으로 예우하기를 바란다. 또한 북한땅에서 온갖 핍박 속에 억눌려 살다가 국군포로 부모님을 따라 탈북해 온 국군포로 자제분들에게는 그간 북한 땅에서 겪은 피맺힌 설움을 떨쳐 낼 수 있도록 국회 내에서 특별법을 만들어 대한민국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정현 수원대학교 겸임교수·사단법인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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