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사회의 다양성을 생각하며

김종화

발행일 2018-05-10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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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운동 병행하고 싶어도 못하는 제도
교육당국 현실 외면한채 '법대로' 만 요구
전문 스포츠선수 꿈꾸며 운동하는 학생들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환경 만들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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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화 문화체육부장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스포츠인들에게는 미래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갈 유망주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열리는 달이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출전하는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성적을 떠나 어린 선수들의 열정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 전국소년체육대회를 바라보는 스포츠인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어린 선수들이 행복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 선수들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은채 학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에 안타까운 마음이 생긴다. 학생 선수는 소위 말해 '슈퍼맨'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생 선수는 일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운동장 또는 체육관으로 가 대략 4~5시간 정도 훈련을 한다. 여기에서 하루 일과가 끝나지 않는다. 최저학력제 도입으로 인해 수업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 학원 또는 과외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주말에는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또 방학때는 기술 향상을 위해 전지훈련을 떠나거나 전국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점검해야 한다. 청소년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이기간 동안 국제대회에도 출전한다.

물론 학생 선수는 학업을 등한시하고 운동만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일반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를 하듯, 학생 선수는 전문 스포츠선수가 되기 위해 운동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이 제공 되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의 교육 현실은 운동선수에게 맞는 교육과정은 제공되지 않은채 일반 학생들과의 경쟁을 요구한다.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또 전문화 되어 간다고 말하지만 교육 현장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경기지역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주소지 학교로만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 자신이 배우고 있는 종목이 없을 경우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 이로인해 단체종목의 경우 해체 위기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예를 들어 A시의 경우 고교 야구부가 2개교지만 중학교팀은 1개팀에 불과해 타 시군의 운동선수들이 A시로 진학을 해야 팀을 꾸릴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상의 주소지 외에 다른 지역의 학교로 진학하는게 불법이기 때문에 합법적으로는 팀을 꾸릴 수 없다. 이는 특정 종목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모든 종목이 안고 있는 문제다.

교육당국은 이런 현실적인 문제에는 눈을 감은채 법대로 하라고 말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학생들을 대한다.

일본의 경우 부카츠라는 방과후수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 일본의 초중고교는 스포츠 외에도 문화,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부카츠를 운영한다. 학생들은 정규 수업을 마친 후 자신이 원하는 부카츠 과목을 결정해 선생님들과 함께 부카츠 활동을 한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고 싶은 학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종목이 있는 학교로 전학해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기도 한다. 학교는 학생선수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담당 교사 외에도 훈련을 지도할 외부 강사도 채용한다.

학교 운동부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분명한 건 이 사회를 이끌어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운동을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한다면 모든 학생에게 좋은 대학을 꿈꾸라고 하는게 아닌 운동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예술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김종화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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