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민들레꽃

권성훈

발행일 2018-05-15 제2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8051301000967900046152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

화려하지 않아서 마음이 놓인다

평범해서 정이 간다

평범하고 요란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아서

평안하다//

민들레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씨가 머무는 곳에서

강하게 강인하게 피어난다//

피어나서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

화려하지 않아서 좋다

수줍어하며 수줍어하며

나를 안아 주어 편안하다//

민들레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씨가 머무는 곳에서

강하게 강인하게 피어난다

조병화(1921~2003)


2018051301000967900046151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아무도 가꾸지 않아도 어느 곳에서나 자리 잡고 사철 꽃을 피우는 민들레 꽃. 솜뭉치 같은 열매 뭉치에 200여개의 씨앗을 품고 있다가, 바람 불면 허공을 날아 어디든지 간다. 산과 들판이 아니더라도 틈을 보인 땅과 햇빛 있는 곳에 정착하여 불평 없이 저 홀로 서식한다. 작고 초라해 보이는 가난한 사람같이 '민들레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 주변에 '씨가 머무는 곳에서' 자리를 내어주지 않아도 '강하게 강인하게 피어난다' 아무것도 없기에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이 식물의 꽃말은 행복이다. 이 행복은 "요란하지 않아서 좋다 화려하지 않아서 마음이 놓인다 평범해서 정이 간다 평범하고 요란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아서 평안하다" 그렇지 아니한가. '수줍어하며 수줍어하며' 한 없이 '나를 안아 주어 편안'한 '민들레 사람'이 당신 곁에 있거나, 저 멀리서 '민들레 홀씨'되어 당도하고 있으니, 외로워 말라.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권성훈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