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격변 시대의 국회 수준 너무 졸렬하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14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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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다. 지난 2월부터 매달 임시국회를 이어왔지만 국회의사당은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가 정책경쟁이 아닌 정쟁에 몰두하면서 당 지도부와 대변인들만 보일 뿐,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소속 상임위원회가 아닌 의원회관과 지역구를 배회하고 있다. 아무리 정치의 본질과 속성을 감안한다 해도 직무유기 혐의를 벗기 힘들다. 급기야 14일 오늘 여야는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장에서 대격돌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국회가 정쟁으로 민생을 희생시키는 동안 한반도는 대격변의 시대에 들어섰고, 역사 전환의 절정의 순간에 다가서고 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6·27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싼 전례없는 외교전이 한창이다. 이 과정의 결과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생존방식이 결정될 판이다. 상황의 엄중함을 감안하면 지금 여야는 국회의사당에 불을 밝히고 역사적 사태 전개에 대비하는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을 보고받고 논의하고 서로 다른 민의를 수렴하고 전달하는 논의를 진행중이어야 맞다.

하지만 우리 국회는 역사적 변곡점에서도 정쟁을 위한 정쟁에 집착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한반도 외교전이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든 상관없이 목전의 지방선거를 의식해서다.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일말의 빌미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여당과 최악의 선거판세를 호전시켜 보려는 야당의 안간힘이 부딪혀 국회를 무력화하니 목불인견이다. 민생을 팽개친 정당이기주의에 젖어 국정과 당리당략을 구분하지 않는 국회의 수준은 대격변 시대를 관리하기에 너무 졸렬하다.

여야는 오늘 하루종일이라도 현안 타결에 집중해 최악의 장면은 피해야 한다. 국회의원 사직서 처리는 오늘이 시한이다. 국민 참정권 보장을 위해 처리하는게 맞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본회의장 격돌로 흐려버리면, 운명의 전환점에 선 나라의 정치인들이 할 일이 아니다. 야당은 특검 수사대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빼고, 여당은 그밖의 야당요구를 전폭 수용해 동시처리든 사후처리 합의든 최종결론을 내야 한다. 야당이 수사대상에 문 대통령을 포함시켜 얻을 실익이 확실치 않고, 여당은 일부 당원의 일탈이라면 조건을 달아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 여야는 추경안까지 포함한 현안의 최종 타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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