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상식을 벗어나는 '문화계 관행의 족쇄'

공지영

발행일 2018-05-1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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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문화부 기자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으레 '그러려니'하며 지나쳤던 일이 있다. 아니, 세상엔 그런 일이 참 많다. 그때마다 우리는 그것을 '관행'이라 부르며 다시 지나쳐버리기 일쑤다.

예술단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 80년대 정권 차원의 독려로 전국 지자체 곳곳에 시립예술단이 세워졌다. 애초에 문화 융성이라는 본질보다 정치적 목적으로 설립된 측면이 강했기에 예술단의 운영방식은 주먹구구였다. '예술가는 배가 고파야 한다, 예술은 원래 그런 것이다'라고 치부하기엔 몇 십 년의 세월이 흐른 동안 변한 게 너무 없다. 그래서 우리의 기획 기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할 수 있다. 실제로 예술단을 관리하는 도내 지자체 공무원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잘 몰라서 문제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들은 예술단원이다. 그들뿐 아니라 문화계도 당신의 문제 제기를 싫어할 것이다."

문화계를 잘 모르고 비판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관행도 '상식'을 벗어나선 안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만약 입사 이후에도 당신은 매년 다시 입사시험을 치러야 하고 그 결과로 해고될 수 있다면?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해고될 수 있다면? '열심히 기량을 갈고닦았는지'와 같은 추상적 기준으로 당신을 평가한다면? 사장이 지정한 날짜에만 휴가를 가야 하다면?

과연 이 의문에 '관행'이라며 속 시원히 넘길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 타박했던 그 공무원들에게 단원들과 똑같은 제재를 가한다면 그들은 감내할 수 있을까.

관행과 상식의 경계에서 갈피를 잡기 위해 수많은 의문을 던졌다. 하지만 '예술'의 영역이라며 묻어두기엔 이제 사회와 시민이 변했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관행'을 깨부수고 있지 않은가.

/공지영 문화부 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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