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아직도 아픕니다

최지혜

발행일 2018-05-2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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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周 맞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9월에 '특별법진상규명委' 가동
과거 정부의 범죄적 행위
국방부 진실 왜곡 반드시 밝혀
고통받는 '아재·아주머니' 보듬어야

증명사진최지혜2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8년이 지났다. '오월 광주, 정의를 세우다!' 라는 주제로 진행된 서른여덟 번째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당시의 아픔을 보여주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작년 기념식에서부터 목소리 높여 부르기 시작해서 올해도 어김없이 완전한 진상 규명에 대한 기대와 다짐 속에 다 함께 부르며 기념식은 빗속에 진행되었다.

38년 전 사라진 아들을 오늘까지 찾고 있는 이창현 군의 아버지 이귀복씨의 절규에 찬 목소리는 방송을 타고 전국에 퍼졌다. "아무리 찾아도 한 번 간 아들은 오지 않고 소리도 없습니다." 그는 아직도 아들의 시신을 찾지 못한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습니다. 진실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말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눈물을 머금고 말한 기념사 중 일부분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부터 5월 27일까지 열흘 동안 광주시민과 전라남도민이 중심이 되어 조속한 민주 정부 수립,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의 퇴진 및 계엄령 철폐 등을 요구하며 전개한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이다. 신군부는 공수 부대를 투입하여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끝내는 발포까지 하였다.

그 당시 수백 명이 죽고 수천 명이 다쳤다. 한국전쟁 다음으로 많은 사상자를 냈다. 알려지지 않고 실종된 사람도 많으며, 시신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다. 묘비는 있으나 묘비명이 없기도 하다. 아직도 그때의 악몽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고, 고문 등의 후유증으로 자살한 사람도 있다. 그동안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5·18 보상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하지만 5·18이 발생한 지 한 세대가 지나도록 최초 발포 명령자와 암매장 장소와 같은 핵심 쟁점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 문제는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고, 38년 전 그들은 아직도 아프다.

상처는 묻을수록 더 커지고, 드러내고 표현해야 치유되는 법이다.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단체와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때의 진실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관련된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아이들에게도 우리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그림책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그림책 '운동화 비행기'(홍성담 글·그림/평화를 품은 책)는 38년 전 저수지에서 늦은 봄 수영을 즐기며 놀던 초등학생들이 계엄군에 의해 총격을 당한 사건을 한 권의 그림책으로 알리고 있다. 평화로운 오월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오는 총알을 피해 달아나던 소년이 생일 선물로 받은 운동화 한 짝을 줍기 위해 되돌아섰다가 운동화와 함께 10여 발의 총탄을 맞고 땅에 묻혔다. 이유 없는 죽음을 맞은 그 아이는 무덤 앞에 울고 있는 어머니에게 진실을 알려주고자 운동화 비행기를 타고 우리들에게 끔찍했던 38년 전 참상을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의 작가인 홍성담 화백은 미대를 갓 졸업한 후 광주항쟁 내내 도청을 지키면서 경험한 참상을 그의 다양한 작품으로 알리고 있다.

2018년 9월부터는 '5·18 특별법 진상규명위원회'가 가동될 것이고, 과거 정부의 범죄적 행동과 국방부의 진실 왜곡이 사실로 규명될 것이라고 한다. 반드시 왜곡된 그 참상들이 제대로 밝혀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아파하는 아재와 아주머니들의 어렸을 적 그 오월 이야기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일이 그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기 위해 오월에 향기롭게 피는 꽃처럼 진실의 꽃이 만개해야 할 것이다.

/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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