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는 탈북민 대책 다시 세워라

경인일보

발행일 2018-05-2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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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면서 한미훈련과 탈북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입국한 탈북 여성종업원들에 대해 우리 정부의 기획에 의한 납치행위라며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북송 가능성은 부인했지만 탈북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 사태를 계기로 3만명에 달하는 탈북 주민들의 삶이 재조명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포천과 용인 등 경기도내 도농복합도시 농촌지역에는 다방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이른바 티켓다방으로 불리는 업소에서 불법 성매매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독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생각하지도 않았던 직업을 택하게 된 것이다. 탈북 남성들에 의한 강력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40대 탈북 남성은 지난 2015년 중국에서 마약을 들여와 유통시킨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아보겠다며 사선을 넘어온 일부 탈북자들이 북에서 보다 못한 생활을 하는 게 현실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지난 3월 기준 3만1천345명에 달한다. 이들의 실업률은 7%(지난해 말 기준)로 전국 평균 4.3%보다 3.7%P 높았고, 고용률은 57.9%로 전국 평균 67.1%보다 9.2%P 낮았다. 특히 전체 탈북자의 85%가 단순 근로자였거나 무직인 상태로 남한에 와 직업을 갖기에 한계가 있다. 부실하기 짝이 없는 정부의 탈북자 지원정책도 이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부가 지원하는 정착금은 1천만원에 불과,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용노동부가 취업 알선과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60개 고용센터에 취업보호담당관을 두고 있으나 담당 직원이 1명씩에 불과, 잡무를 처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내 시·군들 상황도 마찬가지다.

탈북민 가운데 다시 북으로 돌아가 북한 정권 체제 유지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실정이다. 일부이긴 하나 탈북자들의 어둡고 우울한 현실을 방증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꿈과 희망,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 사선을 넘어온 탈북민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 탈북민들이 불행하다고 아우성이라면 북한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탈북민들의 힘든 삶은 우리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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