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동계올림픽 왕따 논란 女팀추월 "사실 아니다"…빙상계 대부 전명규 전 부회장 징계 권고

송수은 기자

입력 2018-05-23 15: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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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제기된 '왕따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정부의 감사결과가 나왔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23일 서울정부종합청사에서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에 대해 "특정 선수가 경기 종반부에 의도적으로 가속을 했다는 의혹과 특정선수가 고의적으로 속도를 줄였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정감사는 지난 3월2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빙상연맹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국가대표팀의 경기 사례, 경기 당일 전후의 상황, 경기 영상에 대한 기술적 분석,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했다.

노 차관은 이어 "작전 수립 과정에서 지도자와 선수들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으며 지도자들은 작전 수립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미루고, 선수가 뒤처지고 있음에도 앞선 선수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한 명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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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팀추월 여자 예선전에서 결승선 통과 당시 과도하게 벌어졌던 선수들의 간격을 두고 앞서 달린 김보름이나 박지우가 의도적으로 가속했거나, 노선영이 일부러 속도를 줄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문체부는 일단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주행 순서 등 작전을 수립하는 과정에선 지도자와 선수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앞서 지난 2월 19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25·강원도청)·박지우(19·한국체대)가 결승선을 통과한 후 한참 뒤에 노선영(28·콜핑팀)이 결승선을 통과한 바 있다. 이에 사회 일각에선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챙기지 않은 채 경기를 진행했고, 소위 '왕따'를 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팀 추월은 3명 중 맨 마지막 선수의 기록이 최종결과로 정해진다.

다만 '팀추월 예선경기' 관련 기자회견에서 백철기 감독이 '노선영 선수가 경기 전날 찾아와 마지막 주행에서 3번 주자로 타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백 감독에게 사회적 물의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빙상연맹에 징계조치를 내리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이번 특정감사를 통해 빙상계 '대부'로 불려온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국가대표 경기복 선정과 후원사 공모를 비정상적으로 진행하는 등 빙상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전씨에 대해 문체부는 "특정인물이 빙상계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한도 없이 빙상연맹 업무에 개입한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전씨에 대해 부회장 재임 당시 사적 관계망을 활용해 이탈리아 트렌티노 동계유니버시아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이 중징계를 받는 데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해당 감독에 대한 민원서와 징계 요청 진정서를 옛 조교와 지인에게 작성토록 해 연맹에 제출하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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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23일 발표한 빙상연맹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빙상연맹이 정관에 없는 상임이사회를 통해 조직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결과적으로 전명규 전 부회장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를 방조한 것이 드러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불거진 빙상계 적폐 논란의 중심인물이던 전 씨에 대해 문체부는 "특정인물이 빙상계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권한도 없이 빙상연맹 업무에 개입한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한국체대에서 이른바 '특혜훈련'을 받은 것에도 전씨가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문체부는 "별도 훈련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사실상 특정 선수에게만 허가되는 등 차별적으로 이뤄졌다. 외부 훈련 선수들에 대한 관리도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며 전명규 전 부회장이 "이러한 외부 훈련과 부적정한 지도에 관여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전씨는 지난 2014년 3월 연맹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네덜란드 출신 외국인 지도자의 계약 해지, 캐나다 출신 외국인 지도자의 영입 시도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문체부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한국체대에서 이른바 '특혜훈련'을 받은 것에도 전씨가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지난해 2월 연맹 부회장으로 복귀했다가 문체부 감사가 시작된 후 지난 4월 다시 사임했다. 문체부는 그러나 당사자가 사임한 후에도 징계할 수 있도록 한 연맹 규정을 근거로 전씨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이밖에 문체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심석희를 폭행한 쇼트트랙 대표팀 전 코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등 총 수사 의뢰 2건, 징계 요구 28건(징계자 18명), 부당지급 환수 1건, 기관 경고 3건을 비롯해 총 49건의 감사 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또 대한체육회에 빙상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권고했으며, 관리단체로 지정 시 연맹의 현 집행부는 모두 사퇴해야 한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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